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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우리의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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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Jun 01. 2016

청년을 위한 정책은 없다

배설_화가 나서 적는 이야기


부끄러운 이야기 좀 합니다. 배설이라고 합시다.

화병이 나서 이렇게라도 해야겠습니다.    


청년문제 심각하다.

제도권의 기준으로는 탈청년화 되고 있는 어설픈 나이층에 걸쳐 있지만, 나는 나 자신이 청년이라는 생각하고 내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가 청년문제라고 생각한다.     


헬조선, 흙수저 이런 말은 싫고 쓰는 것도 피하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이런 말로밖에는 우리 세대를 자조하며 이 시대를 풍자라도 하지 않으면 더 초라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내 주제는 알고 있는 놈.’      


모두가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을 한다. '일자리'에만 핵심이다.

그래서 결과는 최저시급으로 급한 불 때려잡는 저렴한 일자리만 쏟아내고 있다.      


‘6개월짜리, 연장하면 일 년까지 써줄게’     


일자리 창출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자리보다는 직장문화에 있다.      



(중앙) 정부에 속한 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다.

1월 임금부터 해서 5번 중 3번이 1주일에서 3주일 임금이 체불됐다.

카드비가 연체가 되고, 적금을 깨고... 임금체불로 인한 불이익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임금은 최저시급으로 때려잡았고,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 ‘청년 역량강화’라는 이름으로 이런저런 프로그램도 많다. (사실 제주에서 서울까지 왔다 갔다. 1월부터 지급되기로 한 출장비는 한 번도 지급되지 않았다.)      


'최저시급으로 실업률은 얼마만큼 잡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역량강화를 시키고 있다.'

그들만의 시나리오다.       


5개월 넘은 임금체불 문제에도 가만히 있다, 오늘 정말 너무도 화가 났던 것은 이런 문제에 대한 위에 계신 분들의 태도 때문이다.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책임 없는 사람은 되기 싫어 약속된 시간, 6개월을 꾸역꾸역 채우고 있다. 우리는 (나를 포함하여 3명) 추가 연장은 당연히 하지 않았다. 임금체불 외에도 문제가 너무도 많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요점이 아니기 때문에 패스하겠다.      


오늘 우리 중 가장 어린 25살 막내만 불러 책임감 등을 운운하며 불이익이 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는 것이다. 악담인지 협박인지...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막내가 전한 목소리나 표정 이런 말은 빼겠다.) 막내는 혼자서 한참을 고민하다 우리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위로 올라갈수록 (습관처럼 자신이 가진 힘을 자랑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말을 조심해야 한다. 그 의도가 어찌 되었든 말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겐 그게 무자비하게 휘두른 권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실망스럽다. 얘기도 못 하고 혼자 맘 졸인 막내를 생각하니 안타깝고 화가 난다.      


임금 문제도 그렇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문제가 다시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것이고, 조속한 임금체불 문제 해결이다. 근로계약서 상의 임금지급일 날짜를 바꾸라는 둥, 돈이 필요하면 꿔주겠다고 하는 건 문제 해결방법이 아니다.      


자아실현까지는 바라지도 않겠다. 이런 두려움과 모멸감 당할 일은 없게 만드는 것, 그런 문화를 만드는 것이 일자리 창출만큼이나 중요한 문제 아닐까?     



아침에 일어나 핸드폰으로 적은 추가글.


추가글 1

그리고 5월 월급은 어제 들어왔어요. (저희 근로계약서상 임금지급일은 매월 17일이죠)


추가글 2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가 나서 핀트가 어긋나는 글들이 있지만 요점은 '청년을 대하는 조직문화'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조직의 많은 문제들을 청년 개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립니다. 그럼 개개인은 '의지박약', '흙수저' 뭐 이런 말 따위로 자신을 탓합니다.


'청년문제 감수성'이라고 합시다.

말실수에 가까운 실언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 청년들에게 내뱉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당연히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요받습니다.


(협박이나 이런 말이 거슬린다는 분들 의도 어찌 되었든, 자신들의 위치에서 내뱉은 말은 듣는 사람에게 협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웃어른께 당연히 예 갖춰야죠. 하지만 존경과 공경은 다른 문제 같습니다.
나이 먹는다고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거죠.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겁니다. 어른들도 젊은이라고 무시하거나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청년을 대하는 조직문화에 대해 많이 얘기하고 의문하고 또 개선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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