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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Oct 01. 2016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책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책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읽기 전 

"정말 자식을 사랑한다면, 그리고 진정 그들에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좋은 사회를 만드는 길 외에는 다른 길은 없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이 책은 그 진리를 일깨워준다. 어둠이 깔린 시대를 보지 않는 맹목적 양육에 대해 성찰하는 독서가 되길 바란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책에 대한 추천의 말, 조한혜정
콜럼바인 총기참사 가해자 어머니의 기록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아이들과 만나다 보면 아이들은 모두 순진하다는 생각이 얼마나 큰 착각인지 금세 알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들이 얼마나 쉽게 상처받고 주위 환경이나 사람에 영향을 받는지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는 말은 정말 맞다. 그래서 아이들을 만날수록 같은 사회 속에 속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또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나는 아이들이 속한 학교라는 공간에서 보면 외부인이고, 나는 아이도 없다.


얼마 전 한 선생님과도 학교폭력과 분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었다. 그 선생님은 분쟁을 조정하는 일을 하며 학교폭력에 관련된 학생들도 많이 만나온 분인데, 학교폭력에 있어서 일방적인 가해자라고 하기엔 모호한적이 많았다고 했다. 법적인 구분을 떠나 모두가 피해자이며 어찌보면 학교폭력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폭력이라고 했다. 모두가 동의할 수는 없겠지만, 그만큼 복잡하게 많은 것들이 연관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우리끼리의 대화는 희망적으로 마무리되었지만, 해결은 역시 쉽지 않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사회적인 시스템과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민, 예방을 위한 대책을 이야기하면 괜히 일을 크게 만드는 유난 떠는 사람으로 취급하며 최대한 쉬쉬하고 축소시키고 감춰오는 게 우리 사회의 일상적인 해결책이자 예방책이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중학생이 교내에서 같은 반 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두가 막을 수 있었던 참사라고 말했다. 가해자 역시 괴롭힘에 참지 못한 피해 학생이었고 일이 있기 전 학교에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참으면 윤일병 못 참으면 임병장"이라는 말이 다시 회자됐다. 혼란스럽다. 위태롭게 서 있는 아이들에게도 자꾸만 각자도생을 외치는 것 같다. 윤일병이 아니면 임병장. 마치 두 가지의 선택만 있는 것 같다. 그 사건을 막을 수 있었던 사람들은 단지 그 학교와 그 선생님, 학부모뿐이었을까? (학생 개인의 문제로만 보는 시각은 예전보다 나아졌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되나?) 폭력에 무감각한 것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인지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잘 모르는 것 같다. 학생들에게만 강요되는 일방적이고 통계화되는 인성교육이 해결책이 아님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만, 아마 이러한 해결책들이 곧 (어쩌면 이미) 공문을 통해 전국의 학교로 뿌려질 거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얼마 전 신문에서 저자와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콜럼바인 총기참사 가해자 어머니가 쓴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라는 책을 처음 접하게 됐다. 요즘 고민하고 있는 생각들에 대한 답을 조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나는 바로 도서관으로 가 이 책을 찾아 빌려왔다. 불편하지만 아이들과 만나는 사람들이라며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이제야 겨우 몇 장을 넘겼을 뿐인데 읽기 전부터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되뇌어 본다.

내 아이가 혹은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밖에 없다. 혼자만의 행복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2016년 10월 1일 우리의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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