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365 days of drawing
친구와의 급여행과 설 연휴까지, 또 한 번의 긴 휴가를 보내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몸만 올라오고 영혼은 고향집에서 미처 쫓아오지 못한 걸까. 휴가 전의 생활이나 작업 리듬을 도통 찾을 수가 없다. 고향집 내려가기 전날 갑자기 뽐뿌(?)가 와서 방 구조를 바꾼 탓인지, 이번 달로 만 4년이 되는 내 자취방이 낯설다. 이 시간쯤 나는 보통 뭘 했더라? 가물가물하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앞으로 뭘 하려고 했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는, 멍하면서도 초조한 상태. 재부팅을 하고 싶었는데 포맷이 되어버렸다.
아무것도 못하겠다 싶을 때 가장 사소한 것부터 시작했다. 일단 보일러 온도를 1도 올렸다. 먼지 앉은 전기포트에 오랜만에 물을 채우고 전원을 눌렀다. 맥심 한 잔, 연휴 전 친구에게 받은 드립 커피 한 잔. 컴퓨터를 켜고 파일들을 정리했다. 보던 유튜브를 이어 보고, 듣던 팟캐스트를 이어 들었다. 즐겨 찾는 사이트들을 순회하고, 쌓인 메일들을 삭제했다. 이제 뭘 해야 하나 싶을 때 스케치북을 집어 들어 펼쳤다. 브런치 업데이트를 위해 드로잉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잡아보는 (브런치 전용) 펜과 물감. 아,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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