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365 days of drawing
볼일이 있어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 역시나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붕어빵 천 원어치, 땅콩과자 천 원어치를 사고 만다. 나보다 한 걸음 정도 빨랐던 사람이 진열되어 있던 붕어빵을 사간 덕분에 나는 틀에서 종이봉투로 직행한, 따끈따끈한 붕어빵을 받을 수 있었다. 평소보다 더 뜨끈뜨끈해서 그런지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겼다. 봉투를 찢어 열고 살짝 식힐 겸 기다리는 동안 스케치를 했다. (몇 번 그림을 그리려고 마음먹었는데, 매번 '에잇 그냥 먹자'하며 포기했더랬다.) 같이 사온 땅콩과자를 틈틈이 하나씩 집어먹으며 급해지는 마음을 좀 다잡았다. 스케치 끝! 붓을 놓자마자 붕어빵 한 마리를 덥석 물었다. (시간을 보니 역대급으로 빨리 그렸다...)
아 이제야 마음의 짐을 하나 던 것 같다. 붕어빵 그림 하나 없이 이번 겨울을 넘기는 게 왠지 일상 스케치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하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 지긋지긋한 추위도 한 달 뒤면 끝이 보일 것이고, 외출이 잦지 않는 나에게 붕어빵의 기회는 겨우 몇 번밖에 남지 않았을 텐데, 남은 붕어빵은 아무 부담 없이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괜히 설렌다. 이랬는데 오늘 이 붕어빵이 올해의 마지막 붕어빵은 아니겠지? 설마 그렇진 않겠지? 요즘 나의 생활패턴을 생각했을 때 쬐끔 걱정이 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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