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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신발은 사람을 참 괴롭게 만든다. 좋아해서 자꾸 손이 가는데 그러면 더 빨리 닳거나 망가져서 일찍 이별을 하게 된다. 똑같은 것을 다시 구할 수 있으면 그렇게 애가 타진 않을 텐데, 유럽여행에서 산 샌들이라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재작년 봄에 로마에서 데려온 갈색 프린지 샌들. 발이 시린 계절 빼곤 주야장천 신었더니 발바닥에 닿는 가죽이 떨어지고 쭈그러들어 덜렁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건 수선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브랜드가 있는 것도 아니라 어디에 맡길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까지 감당하고 싶진 않다. (그 정도로 좋아하는 건 아닌가 보다...) 다른 곳은 이렇게나 멀쩡한데. 차라리 굽이 다 닳았거나 끈이 떨어져 못 신게 되었더라면 이토록 보내기가 힘들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래, 올여름만 딱 올여름까지만 신고 버리자. 신고 있으면 보이지도 않잖아.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혹시나 내가 이 샌들을 신고 있을 때 마주치더라도 발바닥 사정은 부디 모른 척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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