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365 days of drawing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를 닦으려고 세면대 앞에 섰는데, 늘 하고 다니는 목걸이가 갑자기 빼고 싶어 졌다. 양손을 목 뒤로 해서 고리를 풀었다. 목걸이는 양손 엄지와 검지에 끝과 끝이 잡혀 목을 벗어났다. 혹시 모르니까 고리를 채워놓으려 끝과 끝을 모으던 찰나에 삐끗. 또르르 툭 투둑. 펜던트가 수챗구멍 사이로 굴러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10년을 함께한 목걸이와 이렇게 허무하게 작별하게 될 줄이야. 황당해서 웃음이 나왔다.
'옴 마니 반메홈'할 때 그 '옴'자 모양의 18K 금 펜던트였다. 앞의 미적지근한 설명만 봐도 내가 불교나 '옴'의 의미에 대해선 별로 아는 게 없음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이 목걸이가 내게 의미가 컸던 이유는 엄마와의 커플 목걸이였기 때문이다. 스무 살 무렵 엄마는 크기가 다른 옴 목걸이 2개를 사서는 큰 건 엄마가 하고, 작은 건 나를 주셨다. 이건 '옴'이란 글자인데, 좋-은 기운을 줄 거라고. 집에서 나와 살기 시작한 나에게는 나를 지켜주는 부적 같았다. 종교에 대한 믿음이 아닌 엄마에 대한 믿음이랄까. 그리고 뭐, 독특한 게 마음에 들기도 하고...
꼬챙이로 펜던트가 들어간 틈을 몇 번 쿡쿡 쑤셔보다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혼자서 계속 끙끙대거나 괜히 불길한 마음에 사로잡히기 싫어서. 쫑알쫑알 수다라도 떨어야 찝찝한 기운이 가실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더 오래전 수영장 샤워실에서 목걸이를 잃어버린 엄마로부터 '괜찮다' 한마디를 듣기 위해서. 너무 연연해 말고 그냥 하던 일 잘 하고, 좋은 하루 보내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그 목걸이에 부여한 의미를 엄마가 거둬가니 어쩐지 한결 마음에 편안해졌다. 목걸이는 목걸이일 뿐. 그래도 여전히 세면대에 물을 틀 때마다 달칵 소리가 나면 급히 물을 잠그고 틈새를 살피게 되는 건 막을 길이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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