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걸이와 세탁소 사장님

244/365 days of drawing

by 나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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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을 정리하고 보니 하얀색 철사 옷걸이가 한가득 나왔다. 가뜩이나 옷장도 좁은데, 사용하지 않는 옷걸이를 '만약을 대비'한답시고 짊어지고 있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 검색을 해보니 세탁소에 갖다 드리면 받아준다는 글이 여럿 보였다. 지금 동네에 이사 온 후, 이용하는 세탁소는 한 곳이지만 그렇게 자주 옷을 맡기거나 많이 맡긴 게 아니기에 옷걸이들이 전부 이 세탁소 출신(?)이 아니라는 게 마음에 걸렸다. 아무리 전국적으로 똑같이 생긴 철사 옷걸이지만 왠지 세탁소 사장님은 알아볼 것만 같았달까.


혹시나 해서 지나는 길에 세탁소에 들려 옷걸이 갖다 드리면 받으시냐고 여쭤봤더니 '그럼요, 좋죠'란 대답이 돌아왔다. 신이 나서 당장 집에 들러 챙겨놨던 옷걸이 뭉치를 들고 나왔다. 세탁소 문을 살짝 열고, 전리품을 자랑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사장님을 향해 들어 보였다. 그때 사장님의 표정이란... 옷을 다섯 벌 맡긴 날도 그런 미소를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아니 내가 코트를 열 벌 스무 벌을 맡긴데도 그토록 환한 미소는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세탁소를 나서며 어안이 벙벙해졌다. 백만 불짜리 미소를 만드는데 몇 만 원 어치의 매출보다 몇 천 원 치는 될까 싶은 옷걸이 한 꾸러미가 더 효과적이란 말이야? 아니 그것보다 세탁소 사장님, 웃을 줄 아시는 분이었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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