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65 days of drawing
신분 증명해야 할 일이 생겨 오랜만에 여권을 꺼냈다. 여권은 만지기만 해도 기분이 싱숭생숭해진다. 가슴속 어딘가가 괜히 간질간질해진다. 도장을 언제 또 찍어볼 수 있을까, 앞으로 비행기 탈 일이 생기긴 할까. 울적한 신세한탄을 한참 쓰다가 delete키를 길~게 눌렀다. 구구절절 써봤자 해결되는 일도, 여행 보내줄 사람도 없는 것을.
다시 이 여권을 손에 쥐는 날이 올 거다.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아서 신분증 대용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국경에서 나를 증명하기 위한 용도로 말이다. 그때까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기로 하자. 나는 그림과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할 테니, 여권 너는 그냥 없어지지만 않으면 돼 하며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놓는다. 재작년에 재발급 받았으니 8년 남았다.
http://www.instagram.com/dara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