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65 days of drawing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거의 7, 8년 가까이 커피컵 슬리브를 모았다. 새로운 카페에 갈 때마다 하나, 둘 챙겨 오고 프랜차이즈 카페를 갈 경우엔 디자인이 바뀔 때마다 챙겨 왔더니 신발 박스 두 개가 꽉 찼다. 처음에는 새로운 카페 방문을 기념할 수 있는 무료(?) 기념품 정도로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의무감으로 모았다. 커피컵 슬리브 아카이브라도 만들 작정이었나 보다. (그런데 수집만 했을 뿐 아무런 기록도 해두지 않아 아카이브의 꿈은 불가능이나 마찬가지다.)
버리긴 아깝고 쓸 데는 없는 슬리브들을 보며, 이 취미를 이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생각을 한 지도 꽤 되었지만 지금도 처음 가는 카페가 있으면 슬리브를 슥 챙긴다. 멈추고 싶은데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마침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슬리브 양이 엄청나다는 기사가 떴다. 이런 기사를 굳이 읽지 않더라도 충분히 짐작해왔던 것이지만 '계기'로 삼기로 했다. 뜨개질을 잘하는 친구에게 슬리브를 좀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첫 개시. 오늘만 해도 두 개의 종이 슬리브를 아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슬리브들을 아낄 수 있을지 생각하니 좀 뿌듯해졌다. 플라스틱 컵, 플라스틱 빨대는 음... 어... 일단 슬리브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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