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49/365 days of drawing

by 나다라





방 온도가 30도만 되어도 살만하다 싶은 때가 있었는데, 1도씩 1도씩 야금야금 떨어지더니 어느새 25도가 찍혀있다. 시원하다 싶었던 바닥은 슬슬 차갑게 느껴진다. 한겨울에도 보일러는 23도에 맞춰놓고 살았는데, 25도에 보일러를 켜기 시작하려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가스비 지로용지를 챙기면서 다른 집들의 가스비를 보게 되었는데, 보일러를 아예 안 켜고 있는 건 나뿐인 것 같았다. 몇 만 원대 지로용지들 사이에서 4천 원대의 지로용지를 골라내며, 뭐 이런 것까지 남들 다 가는 길에 못 섞여 들어가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인생에도, 보일러에도 정답은 없는 건데, 어쩐지 다 같이 OX게임을 하는데 나만 계속 다른 푯말을 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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