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365 days of drawing
펜 드로잉에 잉크 채색을 해보려고 윈저앤뉴튼 잉크들을 색깔별로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구입했었는데, 아직 제대로 열어보지조차 못했다. 윈저앤뉴튼 잉크들은 특히 패키지 디자인이 예쁜 걸로 유명한데, 책상 한편에 쌓여있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아서 쉽사리 건드리지 못한 것도 있다. 아끼다가 똥 된다는 생각에 두어 개 열어봤는데, 컬러 테스트를 하는 그 몇 방울도 아까워서 얼른 닫아버렸다. 잉크가 필요했던 게 아니라 '예쁜 소품'이 필요했던 건 아닌지,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욕심보다 있어 보이고 싶은 욕심이 더 컸던 건 아닌지 자문해본다.
장비를 지를 때마다 '진짜 마르고 닳도록 써서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테야'하며 의지를 불태운다. 이건 정말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는, '(과)소비를 위한 합당한 이유' 치트키다. 이런 식으로 뭐 하나 부족할 것 없이 (물론 아직도 나는 배고프긴 하지만...) 장비들을 구비해뒀는데, 문득 지금껏 색연필 한 자루도 마르고 닳도록 써보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다시 한번. '너 그냥 그럴싸해 보이고 싶었던 거 아니냐'라고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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