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365 days of drawing
언제였더라.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하여간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서는, 카오스 상태로 두고 사용하던 색연필들을 색깔별로 나눠서 정리했더랬다. 마구잡이로 꽂아뒀더니 거금 들여 산 프리즈마 색연필 150색이 15색만 못했다. '어...'하는 버퍼링의 시간마저 아까워질 정도로 기합이 바짝 들어간 날이었다.
다음날부터였을까. 무엇 때문인지는 (알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나는 해이해졌다. 실컷 분류해놓은 색연필로 언제 그림을 그렸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날 리가 없다. 그린 적이 없으니까.) 늘 '다음'을 기약하며 칼을 갈듯 틈날 때마다 색연필을 깎아둘 뿐이었다. 이제 거의 대부분의 색연필이 뾰족하게 날 서있지만 나는 여전히 색연필을 모셔만 두고 있다.
오늘 브런치 연재를 위해 색연필들을 그리는데, 뾰족뾰족한 부분들이 마치 히말라야나 알프스 산맥을 연상케 했다. 내가 왜 색연필들을 건드리지 못하는지 알았다. 그 자체로 너무 아름다워서...
오늘부터 아침저녁으로 '아끼면 똥 된다'를 세 번식 외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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