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성이 Jun 26. 2020

다정한 회초리

[글쓰기의 최전선] - 은유

 

최전선이라는 말에는  선명한  붉은 빛이 스며 나온다.

긴박감과 치열함이  사방을 에워싸고

 뒤로 물러서지 않는 당당함과

앞서서 나서는 씩씩함이

단어의 힘을 더해준다.

                                              


양귀비꽃 빛깔을 닮은 고운 선홍빛 표지가 제목과 잘 어울렸다.


은유 작가가 그동안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 생각, 고민, 경험을 풀어낸 책이다.


글 쓰는 사람들의 수업기를 통해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이 삶을 바라보는 시선

글을 쓰려고 하는 이들이 삶을 살아가는 태도

사람이 삶을 살아가면서 끝내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말한다.


1부 - 자기만의 언어로 자신의 삶을 용기 있게 드러내기

2부 -  시를 통해 감각과 타인을 이해하기

3부 - 익숙함을 벗어던지고 '왜'라는 질문하기

4부 - 경험에 근거한 꿈틀대는 솔직한 표현하기

5부 - 타인의 삶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기


밑줄을 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문장들이 많았다.

은유 작가가 치열하게 공부하고 감응하고 필사했을 작가들의 작품과 문장이 보물처럼 숨겨져 있었다.

아무 수고도 없이 알토란 같은 보물을 거저 얻는 느낌이 들었다.


글쓰기 수업 시간에 읽었던  책 목록은 [참고도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친절하고 자상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여태껏 보아 온 추천도서, 참고도서, OO 리스트를 무참히 잊히게 할 정도로 어여쁜 책 소개였다.

허수경 시인의 시집 소개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지음, 문학과 지성사, 1992년
모국어의 절창, 단어와 단어의 연결이 촌스러운 듯 관능적으로 아름다운 시집."
사카린같이 스며들던 상처"를 불러내고 위무한다.
"설명할 수 없는 세상의 일들은 나를 울게 한다"지만,
시인과 같이 울고 나면 가여운 생을 토닥이며 살게 하니,
혼자 가는 먼 길에 챙길 시집  
                                                                                           글쓰기의 최전선 [참고도서] 중에서             


나의 글쓰기에 꼭 필요한 회초리 같은 말들이라 옮겨 적는다.


p.43   글쓰기는 삶을 이해하기 위한 수공업으로, 부단한 연마가 필요하다.

p.53   글쓰기는 '나'와 '삶'의 한계를 흔드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p.54   삶이란 '타자에게 빚진 삶'의 줄임말이고, 나의 경험이란 '나를 아는 모든 나와 나를 모르는 모든 나의 합작품'인 것이다.

p.58   내가 쓴 글이 곧 나다

p.60   글쓰기는 곧 남에게 보여지는 삶, 해석당하는 삶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버리는  일이다.

p.61   '과도한 주인공 의식'을 글쓰기에서 버려야 한다

p.63   삶에 관대해질 것, 상황에 솔직해질 것, 묘사에 구체적일 것

p. 100   소박하고 거칠더라도 자기 느낌과 생각으로 시를 읽어내고 해설하느라 낑낑대는 것이 공부다.

p. 118   "차이를 보편으로 환원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로부터 기존의 보편을 끊임없이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글이 생명력을 갖는다.

p. 131   내 삶과 같은 조건에 놓인 사람,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나의 절실함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나만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또 기운이 난다. 글을 써야 하는 이유다.

p.135   글에는 적어도 세 가지 중 하나는 담겨야 한다.  인식적 가치, 정서적 가치, 미적 가치


삶은 글을 낳고, 글은 삶을 돌본다
은유 작가의 사인 문구

내 마음 뾰족한 바늘이 물결에 살랑이는 비늘로 변신하게 되는 그 날이 오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반짝이는 영혼으로 시대를 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