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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 Nov 07. 2015

줄리의 법칙을 아세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두 사람이 같은 차를 타고 나란히 앉아 길을 가는데요, 한 사람 눈에만 자꾸 보이는 거예요. 길가의 호떡장수, 뻥튀기 장수, 커피 장수. 그거 우연히 그 사람만 발견하게 된 거 아니구요, 그 사람이 발견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배가 고팠고, 목이 말랐고, 먹겠단 생각 계속 한 건 그 사람이니까.
간절히 원하면요 언젠간 이루어진다는 줄리의 법칙요. 막연한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은 게 무언가를 정말 원하면 눈에 자꾸만 띄게 되어 있습니다. 그걸 얻을 수 있는 수많은 기회들이요. 샐리의 법칙은 다 알죠. 우산이 있는 날 우연히 비가 오고 약속 늦을 거 같더니만 상대도 늦을 것 같다 하고 그렇게 우연히 일이 잘 풀리면 그건 샐리의 법칙이구요, 우연이 아니라 내가 간절히 원해서 그 덕에 기회가 보여서 그 덕에 그 기회를 잡아서 일이 잘 풀리면 그건 줄리의 법칙이래요.
누가 내게 행운을 던져주느냐, 내가 행운을 찾아내느냐, 둘 다 좋죠. 근데 찾아오는 게 없다면 찾아내기도 해야죠? 배고플 때 먹는 호떡, 오징어, 군고구마, 라면, 떡볶이 만큼이나 맛있을 거예요. 그 행운요.
- 2013.12.15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Opening







라디오를 참 좋아한다. 어릴 적 들었던 라디오에 관한 추억을 생각하면 그 아날로그적인 감성에 가슴 한 켠 따스해진다. 주파수 맞춰서 가장 잘 들리는 곳에 두어 채널을 고정하고,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녹음 버튼 꾸욱. 1초라도 동그란 녹음 버튼을 늦게 누르면 괜한 아쉬움에 탄성을 쏟아내곤 했었는데. 혼자 있어도 혼자인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좋고, 라디오 만이 줄 수 있는 그 아날로그적 감성이 좋다. 그런 라디오를 잠깐 잊고 있다가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게 된 날, 다시 라디오를 찾았다. 외로웠던 날들, 귓속으로 조곤조곤 들려오는 누군가의 이야기들이 좋아 퇴근길 매번 꼬박꼬박 찾아 듣곤 했었다. 그렇게 자주 찾아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KBS cool FM 89.1 MHz)'이다.




두 사람이 같은 차를 타고 나란히 앉아 길을 가는데요,
한 사람 눈에만 자꾸 보이는 거예요.
길가의 호떡장수, 뻥튀기 장수, 커피 장수.
그거 우연히 그 사람만 발견하게 된 거 아니구요,
그 사람이 발견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배가 고팠고, 목이 말랐고,
먹겠단 생각 계속 한 건 그 사람이니까.


고속버스를 타고 어딘가를 떠나던 밤, 그 밤 들려온 라디오의 오프닝 맨트가 심장을 울렸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들었던 밤이었다. 직장에서는 갑자기 회사가 힘들다는 이유로 월급의 10% 이상을 삭감해버렸다. 그러는 바람에 안 그래도 좋지 않은 자금 사정은 더욱 악화되었고, 살아가기 위해 뭔가 다른 일거리를 구해야만 했다. 막막했던 날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긴 한 걸까? 좋지 않은 생각들만 꼬리에 꼬리를 물어 우울의 나락으로 떨어지고만 있었던 그런 밤이었다.

머피의 법칙이나 샐리의 법칙은 들어봤지만 생소하게 들렸던 줄리의 법칙. 찾는 사람이 발견할 수 있단다. 떡볶이를 먹고 싶은 사람이 떡볶이집을 발견하고, 호떡을 먹고 싶은 이에게만 호떡집이 눈에 띈다고. 누군가 머리를 딱 때리는 느낌이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가만 앉아서 걱정만 하고 있었지 무언가를 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뭐든 움직이고 찾는 자에게 그 '무엇'이 보이게 마련이다. 다시듣기를 통해 재생, 일시정지를 반복하여 이 오프닝 맨트를  한 자한 자 써서 메모해두었다. 그리고는 이것저것 알아보고 찾아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론 찾는 과정에서도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나는 알게 모르게 자라나기 시작했고(실패도 연단의 과정이니까), 정말 놀랍게도 나는 내가 원하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中



연금술사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좋아하는 책 속의 구절이었는데, 그 의미가 정치적으로 왜곡되고 있는 것 같아 슬프다. 하지만 그런 것들 다 내려두고 편견 없이 문장 자체를 봐주기를. 내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한다면 가만히 앉아서 감이 떨어지는 걸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감을 딸 수 있는지 생각을 하고, 어떤 도구가 필요한지 궁리하고, 실행에 옮길 것이다. 그럴 때, 당신의 눈에 발견되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에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꼈고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느껴졌지만, 찾아보고 움직이자 그런 나에게도  발견되어졌던 '그것'이 있었으니까.



누가 내게 행운을 던져주느냐,
내가 행운을 찾아내느냐, 둘 다 좋죠.
근데 찾아오는 게 없다면 찾아내기도 해야죠?
배고플 때 먹는 호떡, 오징어, 군고구마,
라면, 떡볶이 만큼이나 맛있을 거예요. 그 행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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