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애초에 당신의 마음이 이끄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면, 망설이지 말고 그대로 걸어가세요. 우직하게 걷다 보면 가려던 곳에 이미 도착해 있을 겁니다.
-이기주, 일상에서 놓친 소중한 것들 中-
쉬어도 좋은 주말, 침대에 누워 하루종일 뒹굴고 싶은 마음을 뿌리치고 도서관으로 갔다.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에 깊숙히 넣어둔 겨울 옷들을 꺼내 입고는 그렇게 집을 나섰다. 아직도 풍경은 가을이 한창인데, 차가운 공기가 왠지 낯설었다.
주말까지 일하며 보내긴 싫어서 노트북도 두고, 가벼운 몸으로 그렇게 도착한 도서관. 오늘은 내가 읽고 싶은 책들 마음 껏 찾아 읽어보리라 다짐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신간 코너' 앞에서 책들을 찬찬히 훑어봤다. 그동안 책 읽기를 게을리 해서 그런지 딱 눈에 들어오는 책이 없었다. 무작정 책을 찾아보는 건 아닌 것 같아 도서관 테이블에 자리잡고 앉았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책은 무엇인지 스마트폰으로 찾아보며 메모했다. 책을 찾으며 느꼈던 건, 내가 내 미래에 대해 참 많이도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즐겨 읽던 소설책은 생각도 나지 않고 마음에 위안이 되는 책들을 훑어보다가 마음에 드는 작가의 책을 발견하고는 다시 책장으로 다가갔다.
에세이가 가득 꽂혀있는 818번 문학 코너. 거기에 내가 읽고 싶어했던 책들이 잔뜩 꽂혀있었다. 책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며 제목이 마음이 콕 박히는 책 3권을 들고는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라디오 작가, 신문 기자, 카피라이터 등 작가들도 다양한 직업군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고 그 내용도 다 달랐다. 하지만 이 책들은 다 한 가지 얘기를 하고 있는 듯 했다.
괜찮다, 다 괜찮다고.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 "괜찮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하든 우리는 늘 피로하고 힘겹고 늘 걱정에 매여 살고 있다. 그런 우리에게 우리보다 큰 누군가가 "지금 잘 하고 있어. 괜찮아." 한 마디 해준다면 그거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오늘 할 일 잠시 미뤄둔대도 괜찮다. 쉼이 필요하다면 쉬어도 좋다. 그래야 또 걸을 힘도 생겨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걸음씩 걸어나가기 시작했을 땐, 걱정하지 말고 계속 걸어가기를.
우직하게 걷다 보면 가려던 곳에 이미 도착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