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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버티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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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아키 Mar 27. 2018

침묵하기 위한 공부?

정작 내일 발제인 드라이젝은 안 읽고 하이에크의 글만 빠르게 스키밍하듯 읽어내려가는 것은, 내일 조금이라도 더 자기 위해서다. 잠을 못 자는 건 여전히 영 괴로운 일이지만, 이게 뭐라고 사람이 익숙해져 가는 것을 느낀다. 감기가 좀 낫고 나면, 괜찮아지려나.


몸의 힘듦과는 별 개로, 마음의 힘듦은 오히려 점점 깊어지는 느낌이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기 위해 시작했던 공부는, 하면 할 수록 쓰려는 말과 글의 시작에 무게만 더한다. 야밤에 뻗친 기분으로 쓴 듯한 글에 로베스삐에르를 엉망으로 인용하는 꼴을 보고 있으면 뭐라도 쓸까 싶다가도, '저들처럼 되진 말아야지'를 속으로 다시금 되새기며 침묵하는 일상의 반복. 채워넣는 만큼 글을 쓰고 싶은 욕구들도 되살아나지만, 그럴수록 한 문장 한 단어를 쓰는 것이 점점 어려운 일이 돼 간다. 문제는, 그 어디쯤에서 침묵을 끊고 뭔가를 써야 할텐데, 그 지점을 도저히 못 찾겠다는 것?


제일 무서운 것이 자기검열이라는데, 나의 검열관은   스스로의 무지인 탓에 뻗대지도 못한 채 고분고분 끌려갈 수밖에 없다.



빨리 읽고 좀이라도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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