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간만에 못 이길 술을 엄청 마셨다. 혼자서 술자리서 물만 2L 즈음 들이킨 것 같다. 대중교통을 타고 큰 숙취 없이 무사히 잘 돌아왔다. 나름 성공적.
생각해 보면 엄청 긴 휴가였다. 마음먹고 여행을 떠났다면 대륙을 넘는 것도 가능했겠지만, 이래저래 지쳐서 포기하고 집에만 있었다.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집안일을 열심히 하고, 못 봤던 사람들을 많이 만나 얘길 많이 했고, 때때로 돌아다니다술을 마셨다. 결혼식을 갔고, 청첩모임을 다녔으며, 친구가 아빠가 됐단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만이 할 수 있을 생각들을 많이 했다.
열병에 걸린 것과 같이, 혹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오락가락하던 시간들이 지났다. 내일부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앞으로 이만큼 시간이 많진 않을 테니, 돌아가서는 보다 흘러가는 대로 살아갈 듯싶다. 가능하다면 마음 가는 대로도 살아보고 싶다. 어차피 생각만 해봐야, 답이 없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