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버티는 삶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아키 Sep 24. 2023

긴 휴가의 끝

9.14 ~ 24

어제 간만에 못 이길 술을 엄청 마셨다. 혼자서 술자리서 물만 2L 즈음 들이킨 것 같다. 대중교통을 타고 큰 숙취 없이 무사히 잘 돌아왔다. 나름 공적.

생각해 보면 엄청 긴 휴가였다. 마음먹고 여행을 떠났다면 대륙을 넘는 것도 가능했겠지만, 이래저래 지쳐서 포기하고 집에만 있었다. 동을 하고, 책을 읽고, 집안일을 열심히 하고, 못 봤던 사람들을 많이 만나 얘길 많이 했고, 때때로 돌아다니다 술을 마셨다. 결혼식을 갔고, 청첩모임을 다녔으며, 친구가 아빠가 됐단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만이 할 수 있을 생각들을 많이 했다.


열병에 걸린 것과 같이, 혹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오락가락하던 시간들이 지났다. 내일부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앞으로 이만큼 시간이 많진 않을 테니, 돌아가서는 보다 흘러가는 대로 살아갈 듯싶다. 가능하다면 마음 가는 대로도 살아보고 싶다. 어차피 생각만 해봐야, 답이 없기도 하고.


보통의 일상이었지만, 드물었기에 즐거웠다.

다시 일해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휴가의 역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