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보다 더 사랑하는 게 있어. 이해해줄래?

23. 이해

by 삐딱한 나선생

난 너 보다 더 사랑하는 무언가가 있는데 이해해줄 수 없니?


서로 꺼내서 말하지 못할 뿐 대부분 연인들이 싸우게 되는 근본적 이유..


내가 포기할 수 없는 무언가를 숨긴 채 상대에게서 무언가를 요구한다.

그리고 원하는 만큼, 원하는 부분만을 사랑이라 말한다.



날 위해 버리면 안 돼?


"나랑 있는 것보다 친구가 더 중요해?

친구야 나야, 선택해!"


"부모님 좀 신경 안 쓰면 안돼?

부모님이야 나야, 선택해!"


날 사랑한다면 다른 것을 버리라고 말한다.


사랑해 달라는 마음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버림만을 말하고 있는 나는 어쩌면 이기적인 사랑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좀 이해해주면 안 돼?


"날 사랑한다면 내 소중한 친구들 만나는 거 좀 이해해주면 안 되냐?"


"사랑한다면서 어떻게 부모님을 버리라고 할 수 있어? 그런 이해심도 없이 어떻게 날 사랑해?"


여자 친구보다 더 전부터 알아왔고 정말 소중한 친구들이라 버릴 수 없는가?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이라 어쩔 수 없는가?


그럼 그만큼 사랑하는 거다.


내가 버릴 수 없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상대를 '이해심 없는' 사람으로 만들지 말라.



정작 난 무엇을 버릴 수 있는가?


자신이 상대를 위해 어디까지 버릴 수 있는지 분명히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친구를 버리는가, 어떻게 부모를 버리는가 라고 말한다면 난 연인보다 친구를, 부모를 사랑하는 것이다.


꿈, 종교, 지역, 직업, 돈 등 내 삶에는 너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진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버릴 것에 대한 합의


내가 버려달라고 하는 부분은 내가 버릴 수 있는 부분이요, 날 이해해달라고 하는 부분은 버릴 수 없는 부분이다.


각자의 어느 부분까지 합의를 볼 것인가?


친구들과 새벽까지 술 마시는 것?

게임에 빠져 나와의 만남도 등한시하는 것?

클럽에 가는 것?


요구와 이해를 명확히 보라. 둘이 연애를 하는지 사랑을 하는지가 분명히 드러난다.



손에 그렇게 쥐고 잡으려 하는가?


내가 버릴 수 있는 만큼이 내가 가질 수 있는 사랑이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그대 쉴 곳 없네"

조성모-가시나무


무언가를 이미 사랑하고 있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외롭고 힘든 일이다. 내가 그 마음 안에 들어갈 공간이라곤 너무 작고 하찮다.


나도 마찬가지다.

다 가지려고, 아니면 가진 상태로 너를 내 옆에 두려고 하지 말라. 그 상대는 보잘것없는 자신을 보며 괴로워할 것이다.



버리지 말아야 할 단 하나


무엇을 버려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나는 전부를 버려 너를 얻고자 한다.


내가 신을 믿는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면 난 헤어지기 전까지 내 것이 되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했을 것이다.


그 사람에게 내가 신을 넘어서는 사람이 되도록, 그 눈에 신이 아닌 나를 담도록..


내가 버린 만큼, 네가 버린 만큼 우리가 된다.


눈에서 멀어지면 끝이라고 했다.

눈에서 멀어지기 전까지 각자를 버리지 못하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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