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감정으로 살아남기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감정에는 좋고 싫음만 있다.
떼를 쓰는 게 누구인가
나는 아내와 아이와 카페를 갔다.
우리 첫째는 카페 가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요즘은 카페 화장실에서 거품놀이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아내는 첫째가 너무 오래 하려고 해서 나가자고 말한다. 하지만 첫째는 "마지막, 한 번더"를 외친다. 끝나지 않을 마지막이다.
어떻게 억지로 데리고 나온 아내는 말한다.
"아이가 더 놀겠다고 떼를 쓰는 건지, 내가 나가자고 떼를 쓰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감정일 뿐이다
아이는 말을 듣지 않는다.
반대로 나도 아이의 말을 듣지 않는다.
사탕을 너무 많이 먹으면 이도 썩고 밥도 잘 못먹게 된다. 이 '이성'을 말해서 감정을 움직일 수 있겠는가?
아이와의 대립은 '감정대 감정'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당신은 옳은 것을 말해서는 절대 이길 수 없음을 알 것이다.
누가 이기는가
감정의 싸움에서는 그 감정의 깊이가 강한 사람이 이긴다. 정말 절실한 사람이 그 감정을 미친듯 표현한다.
아이의 손에 있는 사탕을 빼앗아보라. 마치 당신의 애인을 빼앗긴 것처럼, 내 전부를 잃은 것처럼 난리를 칠 것이다.
이 감정을, 이 사람을 어찌 이기려고 하는가?
그저 너의 감정과 나의 감정이 살아내야 한다.
옳은 것은 좋지 않다
당신의 옳음은 아이의 좋음과 대립한다.
옳은 것이 좋은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이 진정 옳은 것일까?
성인들끼리도 경험과 상황에 따라 옳은 판단을 달리 한다.
아이가 지금 당신을 따라 나가는 이유는 단지 엄마가 나가자고 말했기 때문이다.
나가야 하는 것이 옳아서가 아니라 엄마의 감정을 내 감정에 담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나가고 싶다는 마음을 보여야 한다. 나가는 것을 옳다고 말해선 아이의 감정을 움직일수도 없을뿐더러, 나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도 아니다.
진정 옳은 것을 옳기에 살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되는 성인군자.. 이미 사람의 경지를 벗어난 사람이다.
당신 자신을, 아이를 성인군자인양 괴롭히지 말자.
나와 너는, 우리 모두는 좋기 위해 살아간다.
옳은 것은 좋고 난 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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