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하지 말라

11. 대화

by 삐딱한 나선생

사랑하면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사랑하지 않으면 방법만을 찾는다.



왜 들어야 하는가


경청-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란다.

하지만 왜 마음을 얻고자 하는가?

정말 진심으로 그 사람을 사랑하는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자체가 목표인가?

아니면 사람의 마음을 얻어 다른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가?


듣는 것이 목적인가.

듣는 것이 수단인가.


들어야 하는 것이 먼저인가?

듣고 싶은 것이 먼저인가?


지금 현대인의 삶이란 경청을 강요받는 현실에 있지는 않는지..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과거, 마을 사람들이 내 관계의 전부였을 때, 옆집 숟가락 개수까지 알았다던 그 시절이라면 이렇게 경청이 필요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굳이 나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현재, 관계가 넓어지는 만큼 깊이는 얕아진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인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로 우리는 별 관계없는 사람들과 계속 마주하게 된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만 나를 이야기할 수 있다.

너와 나의 관계가 되지 않으면 대화는 밖을 겉돌게 된다.


진짜 나를 알고, 나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듣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라.

그러면 그 사람에 대해 듣고 싶어 진다.

적어도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듣는 척이라도 하게 된다.


듣기 싫은 사람의 이야기를 억지웃음을 지으며 경청하지 말라.

경청의 본질을 왜곡시킨다.


경청의 마음은 요령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진정 듣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그리고 자신의 주변을 그러한 사람으로 최대한 채워라.


그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기에도 부족한 시간들이다.



무엇을 듣겠는가


남편이 힘들게 잡았다는 엄청난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가?

아이가 정말 귀한 것을 특템했다는 게임 이야기를 듣고 싶은가?


의미 없는 이야기를 서로에게 요구하며 지치고 있진 않는지 살펴보라.


함께 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건 다른 언어로 말하는 것보다 더하다.

말은 통하나 마음은 통하지 않는다.


말이 오간다고 대화가 아니다.

서로 말하고 듣고자 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

대화를 위한 대화는 대화의 행위 자체보다 중요하다.



대화의 관계로


듣는 것은 한 방향이다.

대화만이 서로에게 있다.


함께 할 것들을 대화하자.

삶의 교집합을 찾아가는 것이 하나가 되는 길이다.


물론 이 세상에서 대화의 관계가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기에, 말이 일의 수단이 되는 경우가 많기에 경청을 이용하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의 삶에 경청이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그저 듣는 것이 즐거운, 내 마음이 듣고 싶어 하는 그 길을 당신이 찾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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