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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딱한 나선생 Sep 09. 2016

나와 sns의 딜레마

난 sns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 삶은 지금 여기에 있는데 멀리 있는 다른 삶과 연결된 것처럼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다.


하지만 sns가 필요함을 느낀다.

나를 알릴 공간, 무대가 필요하다.


정말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내 글은 sns에서 내려오라고 말하나, 내 글이 존재하는 곳은 sns이다.



공언하다


내 아내도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내의 글은 온전히 자신에게 있다.

첫째, 자신의 부족했던 모습을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한 반성과 다짐.

둘째, 나와 두 딸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들의 기록, 사진첩의 대용.

자신만의 무언가를 기록하고 드러낼뿐이니 누가 보러 오던지 말던지 관심이 없다.

조회수, 방문자를 늘리기 위한 노력따위도 필요없다.


그렇다면 단순한 웹하드일 뿐 아닌가.

비공개로 올려도 상관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아내는 자신을 다른사람 앞에서 꺼내고자 했다.

공개적인 공간에서 자기의 생각, 존재를 드러낸 것이다.


나도 내 생각을 분명히 드러내는데에 첫째 의미가 있다.

내 생각을 글로 써서 sns에 올림으로써 나란 사람이 가진 생각을 분명히 드러냈다.

하지만 난 아내처럼 그렇게 쿨하게 있지는 못하겠다.

난 내 글을 알리고 싶다.



공허하다


오늘도 글을 올리면서 핸드폰이 울리길 기다린다.


누군가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길.

라이킷, 공유가 많이 생기길.

오늘은 구독자가 한 명이라도 생기길..


페북에서는 별로 반응도 없다.

페북자체를 거의 하지 않으니 당연한 것이다.

친구도 많지 않고, 인맥관리 이런것도 없다.


어쩌면 sns에서 글을 올리는 이상 그 안에서의 삶도 신경써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이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달고 호응하고 좋아요 눌러주고..

하지만 이건 분명 아닌 것 같다.

내가 sns의 공허함속에 들어가려 했던 것이 아니다.

내 글이 sns에서 사람들에게로 내려오길 바란다.



공헌하다


최근 페북을 보다가 법륜스님과 김제동씨의 강연을 봤다.

듣는 사람에게 정말 멋지고 좋은 말들을 해줬지만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에겐 그 말을 실천할 배우자는 없다.

말로만 하는 공헌은 공허하다.

그들의 옳은 말이 나의 삶에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난 오늘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말들을 적어 sns에 날려보낸다.

내 글이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저 그것뿐이다.

내가 하고 있는 좋은 말들을 꺼내는 곳은 밖이나 그것을 실천할 곳은 내 바로 옆에 있다.


당신을 이 글에서, sns에서 내려와 당신 곁의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데 공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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