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귀차니즘이란 말이 나오더니 이제는 미니멀리즘이라는 말이 나온다.
둘 다 하지 않겠다는 것은 똑같다.
다만 아주 작은 차이가 존재할 뿐.
해야 하는 것
설거지가 보이지만 귀찮다.
읽어야 할 책이 보이지만 펴고 싶지 않다.
연락해야 할 사람들이 보이지만 손이 가지 않는다.
해야 한다.
하지만 귀찮다.
귀차니즘은 보이는 것임에도 그대로 둔다.
내 주변에 널려 있는 해야 할 것들 속에서 지쳐간다.
없애는 것
설거지가 귀찮아 만들지 않는다.
집안일이 될 것들을 애초에 들이지 않는다.
읽어야 할 책이란 교과서로 충분하다.
좋다는 수많은 책을 버리고 내 길이 될 책을 선택한다.
사회생활을 잘해야 하는가.
나에게 주어진 해야 할 것들에게 물음표를 던진다.
왜 해야 하는가.
하지 않겠다.
미니멀리즘은 해야 할 것을 없애 나간다.
미니멀리즘은 주체성의 회복이다.
진화
귀찮다는 건 해야 할 것을 외면하는 것이다.
하지만 누가 나에게 해야 할 것을 만들었는가.
귀찮다는 생각이 들 땐 다시 생각해보자.
난 왜 이 일을 해야만 하는가?
안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더 효율적인 방법은 없는가?
아무리 당연한 것이라도 문제 인식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
그 당연한 삶에서 원하는 삶을 조금은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귀차니스트들이여 귀찮은 것들을 제대로 보자.
그리고 날 괴롭히는 그것들을 비워내고 또 비워내자.
하지만 잊지는 말길 바란다.
쓸데없는 시간, 노력, 관계를 비우는 건 더 소중한 무엇을 위해서이다.
비우고 비워도 계속 쓰레기를 담는다면 그건 계속 쓰레기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