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다~상담3-2) 가면②

by 삐딱한 나선생
가면을 쓰는 자


군대에서는 누가 가면을 써요? 병장이 써요? 아니죠. 이등병이 가면을 쓰죠. 이등병이 날씨 덥다고 욕하고 있거나, 오늘은 정말 훈련하기 싫다고 하면 그가 과연 군대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137p


가면을 쓰는 사람은 약자이지만 당당할 수 있다.

자신이 가면을 능동적으로 썼기 때문이다.

거기다 예의나 배려, 사회생활 등의 좋은 가면의 이름까지 있다.

가면을 썼다 벗었다 하는 건 내 진심을 표현할 곳과 그러지 말아야 할 곳을 구분하는 것이다.

타인을 위하기도 하고, 내 맨얼굴을 지키기 위함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서 좀 더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진심인 가면


정말 상대방을 위해 쓰는 가면이라면 사실 가면이 아니다.

내 불편함보다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이 더 큰 것이 진심이라면 타인을 위하는 마음이 내 얼굴이 아니겠는가.

힘들어도 기다릴 수 있어. 내가 참고 양보하겠어. 라는 마음이라면 정말 착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다.

이 상태에서는 내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다.

불편한 내 감정을 억누르고 착한 가면을 쓴 것만 아니라면 말이다.



불편한 가면


문제는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감정이 불편할 때이다.

그 상황에서 이제 선택한다.

맨얼굴을 드러내 불편함을 말할 것인가, 아니면 가면을 쓰고 외면할 것인가.


맨얼굴에도 화장이 필요하듯 진심을 전하는 방법에도 요령은 필요하다.

하지만 불편한 내 진심을 꾹꾹 눌러야 하는 상황이라면 난 분명 가면 안에 내 얼굴을 숨긴 것이다.

그 가면의 이름이 어떤 멋진 것이라 해도 말이다.



내 가면의 두께


교사의 맨얼굴은 학생을 대할 때 나온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자기가 가장 편한 누군가에게 맨얼굴을 드러낸다.

정말 내 맨얼굴을 그대로 드러내고 대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그 사람과 다른 사람의 격차가 크면 클수록 내 가면은 두껍다 하겠다.


내 얼굴이 불편함을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

내 얼굴이 어느 정도에서 가면이 되는가.

난 누구에게 내 얼굴로 살아가는가.

결국 내 삶에서 내 진심은 얼마인가.


가면으로 사는 자, 가면을 쓰는 자를 봤으니 다음 글은 맨얼굴로 사는 자를 볼 차례다.


하지만 가면을 죽을 때까지 쓰다가 죽는 인간이 있고, 언젠가는 벗는 인간이 있다는 게 중요해요. 우리가 가면을 벗을 수 있는 인간이 됐을 때, 우리는 강해진 거예요.- 1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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