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닭장에 수탉 두 마리가 새로 들어왔다.
처음의 조용함은 기싸움이었던가.
어느새 싸움이 시작되었다.
원래 있던 우두머리와 새로 온 놈과의 한 판 승부였다.
머리와 벼슬에서 피가 나도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결국 원래 있던 놈의 승리로 끝이 났다.
새로 온 놈 중 한 마리는 싸울 엄두조차 못 냈다.
닭장 속에서의 패배는 노예가 됨을 의미한다.
노예는 복종해야 하며 소유할 수 없다.
오직 승리만이 모든 것을 갖게 해준다.
그 안의 암탉은 모두 우두머리의 것이다.
닭장의 세상만 이런 것일까?
인간의 세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내 사랑을 지킬 힘이 없다면 말이다.
당신은 우두머리인가
암탉을 모두 차지한 우두머리가 부러운가.
나는 그 우두머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어쩌면 첩을 둘 수 있었던 조선시대를 꿈꿀지도 모르겠다.
내가 양반으로 태어난다는 보장만 있다면 계급사회는 천국일지도.
지금도 우두머리가 될 힘을 가졌다면 아쉬울지 모르겠다.
내가 연예인 뺨치는 외모를 가졌거나,
몇 집 살림을 해도 충분한 돈을 가졌거나,
다른 사람을 하인처럼 부릴 수 있는 권력을 가졌다면 말이다.
요즘 권력을 가진 집단의 농간에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뛰쳐나가고 있다.
돈도, 학력도, 일자리도 멋대로 가지고 노는 그들이다.
우리가 과거로 간다면 첩을 가지는 사람일까, 첩이 될 사람일까.
우리는 지금도 힘 없는 '개, 돼지'로 불리지 않는가.
권력으로 내 연인을 빼앗아갈 수는 없어서 다행이다.
내겐 너 하나야, 하나만 되니까
현대의 결혼 제도는 1부1처제를 보장해준다.
아무리 돈 많고 잘난 놈도 한 명만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이다.
나 같은 짧딸막한 루저에게도 한 명은 보장되는 셈이다.
이 글은 '결혼'에 관한 것이지 '결혼 생활'에 관한 것은 아니다.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결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혼 자체를 탓하지는 말길 바란다.
그래도 결혼이 싫다면 그것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 앞에 있는 사람, 또 다른 관계의 문제다.
결혼과 사랑은 구분해서 봐야한다.
사랑이 되는 건 다음 글에서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