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자극적인 제목은 거의 낚시다.
두 여자는 당연히 딸내미다.
이 글은 육아 매거진에 올릴 거니까.
그래도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봐주면 좋겠다.
아빠가 두 딸을 씻기는 건 사실이니까.
내용마저 낚시는 아니다.
좋은 점
둘째는 머리 감기를 싫어한다.
아내가 씻겨도 울고불고 난리를 친다.
하지만 언니가 씻는 모습을 보더니 안 운다.
"언니는 잘 씻지롱 매롱"
첫째는 신이 나서 까불어 친다.
동생이 머리를 들려고 하면 야단도 친다.
확실히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동생은 언니만 보면 따라 한다.
언니는 우쭐한 기분에 동생을 이끌어 준다.
두 딸과 씻는 일이 행복하긴 하지만.
마냥 편하기만 한 건 아니다.
가끔 당황하게도 한다.
특이한 점
첫째가 가끔 내 민감한 부분을 만지려 한다.
"요놈이!" 하면 장난치면서 또 그런다.
자기가 볼 땐 많이 신기한가 보다.
"아빠는 왜 꼬추가 있어요?"
"아빠는 남자라서 그렇고, 연수는 여자라서 그렇지~"
"난 엄마랑 똑같아!"
난 아빠라서, 남자라서.
내 딸에게 다른 몸을 보여줄 수 있다.
자연스러운 성교육이 가능한 것이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그냥 다 벗고 지내는 가족도 있다는데.
난 그 정도까지 할 자신은 없다.
다만 내 딸과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서도 얘기 나누고 싶다.
첫째는 가끔 샤워기로 자기 '꼬추'에 뿌리고 논다.
"간지러워가지고 ㅎㅎㅎ" 이러면서 좋아한다.
난 지나치게만 안 하면 억지로 말리진 않는다.
그저 자기 몸에 대해 알아가는 것 아닌가.
이 아이가 나중에 자위를 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다.
그저 난 내 아이가 자기 몸을 사랑하길 바란다.
간지러움, 쾌감, 그 모든 감각들.
자신의 몸을 온전히 즐기며 살아가길 바란다.
아쉬운 점
난 아빠다.
두 딸의 아빠다.
그래서 얼마 남지 않았다.
두 딸을 얼마나 씻겨 줄 수 있을까.
요즘엔 초등학생만 돼도 '여자'가 된다는데.
첫째가 5살이니, 길게 잡아도 5년남짓 될까.
난 아들을 갖지 못한 죄로 등은 혼자 밀어야 된다.
아들과 목욕탕에 들어가는 드라마 속 장면은 내 인생에 없다.
난 아들에 눈먼 사람은 아니다.
내 딸을 너무나 사랑한다.
그냥 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의 아쉬움을 말할 뿐이다.
얼마 전, 고만고만한 아가들을 키우는 동료들과 얘기를 나눴다.
"애기가 목만 가눠도 씻기기 편해."
"자기가 서서 욕조 잡고 있으면 더 편하지."
난 말했다.
"그렇게 따지면 지가 혼자 씻으면 제일 편하지 뭘."
다들 웃었지만, 난 한편으론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혼자 씻는다는 건, 내 육아가 끝나간다는 거니까.
아이를 씻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함께 씻는 것은 흔한 경험이 아니다.
특히 두 여자와 함께 씻는 그런 일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