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처리 관계, 부부(2)-능력~분담

by 삐딱한 나선생

연애만 한다면 놀아도 상관 없지만.

결혼하려면, 같이 살려면 일을 생각해야 한다.

직업이 아닌, 삶에서의 모든 일을 말이다.



업무처리 능력


남, 녀를 떠나서 두 명의 인간은 다르다.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 영역도 다르고, 그 능력도 다르다.

남자가 요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여자가 운전을 재밌어하기도 한다.


여자가 경제관념이 확실해서 남자가 용돈을 받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남자가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 재정 운영을 하기도 한다.

남자, 여자의 문제가 아닌 능력에 따른 배분이 가장 이상적이다.


실제로 나는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

자녀교육을 포함한 육아, 재정 관리, 운영 등을 주로 한다.

아, 운전도 내가 한다.

면허는 나만 있고, 차는 하나만 굴린다.


요즘 여자의 눈엔 내가 가부장적으로 보이겠다.

운전도 하고 싶은데 못하면 화가 날 수 있다.

하지만 하기 싫은 걸 해주면 고맙다.

기사 노릇 하는 나를 좋아한다.


물론 남녀 모두가 100% 만족하긴 힘들다.

업무가 원하는 대로 균등히 배분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내 아내는 불만이 적다.

나는 노력하기 때문이다.



업무처리 노력


난 아이와 놀러 간다.

2시간을 본다고 했으면 2시간 뒤에 들어간다.

엄마를 찾아 징징대도록 하지 않는다.

나도 아내를 찾아 징징대지 않는다.


아내가 면허가 없다면 다들 그런다.

"빨리 면허 따게 해서 대리운전시켜."

농담이 아니라 정말 많이 들었다.


내가 술 먹겠다고, 아내를 시키긴 그렇다.

운전은 내 업무다.

택시를 타든, 대리를 부르든 조금 불편하면 그만이다.


애를 본다면서 나에게 다시 오면 이게 뭔가.

밥을 해준다면서 "이거 갖고 와, 저거 잘라" 이러면 같이 한 거다.

회사에서도 내 일이 아닌데 시키면 짜증 난다.

책임지지 않는 상대의 일 처리는 모두 내 일로 만든다.


아내에게도 얘기했었다.

집안일을 나에게 넘기려고 하지는 말라고.

각자 맡은 일에 책임지려는 태도를 갖자고.


분노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럼 집안일을 혼자 다 하란 말이냐고.

집안일이 얼마나 많은지 알기나 하냐고.


그래도 난 자신 있다.

책임을 가져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 무게를 가볍게 할 수는 있다.



업무처리 관계


운전하다 피곤하면 쉴 수 있다.

컨디션이 너무 안 좋으면 버스를 타도 된다.

눈이 오거나, 서울에 가면 차는 가만히 둔다.

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아내가 불만 갖지 않는다.


난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

집밥보다 외식을 좋아한다.

빨래가 쌓이면 업체에 맡겨도 될 일이다.

책임을 넘기는 것과 내리는 것은 다르다.


내 운전이 힘들지 않은 건 내가 원하는 만큼 하기 때문이다.

아내의 집안일이 괜찮은 건 언제든 나갈 수 있어서다.

그리고 그럴 수 있도록 서로를 헤아리는 것이다.


일은 나누어서 해야 효율적이다.

하지만 너의 일, 나의 일이 있지 않다.

'우리의 일'을 누가 주로 맡아서 할 뿐이다.


돈을 버는 것도, 육아를 하는 것도 다 우리의 일이다.

너의 일을 줄이는 건, 우리의 일을 줄이는 것이다.

삶의 방향이 서로의 짐을 더는 것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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