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처리 관계, 부부(3)-업무량

by 삐딱한 나선생

업무를 지원하는 것.

서로의 무게를 지워가는 것.

그러나 일이 너무 많으면 답이 없다.



절대량


누구나 능력이 다르다.

컴퓨터를 잘하는 사람, 노래를 잘 하는 사람.

그렇다고 그 모든 능력이 가정에 도움되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잘 하는 능력은 상대가 없애고 싶은 능력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능력이 실제 도움이 될 때는 다르다.

게임을 잘 해 억대 연봉을 번다면 말을 못 할 것이다.

낚시로 회를 썰어오면, 축구나 골프로 상금을 타 온다면.

상대가 스포츠 스타라면, 당신은 그 종목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결혼까지 생각한 상대의 능력이 있을 것이다.

실제 이 능력은 직업, 돈과 연관성이 크다.

어떤 능력으로든 밥벌이만 잘하면 다른 능력은 필요 없는지도 모른다.


살림을 못하면 가정부를 쓰면 된다.

요리를 못하면 외식을 하면 그만이고.

경제력은 다른 능력을 살 능력이기도 하다.

흑수저, 금수저.. 우린 태어나면서부터 업무의 절대량을 받았는지 모른다.


상대가 당신에게 해외여행, 쇼핑만 다니는 삶을 제공한다면.

상대에게 다른 업무 능력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당신의 노동까지 모든 업무처리가 끝났는데.



최소화


문제는 보통의 삶엔 이런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절대적 능력 앞에선 노력도 필요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업무는 기존의 능력으로 처리하지 못한 나머지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린 돈으로 처리하지 못한 많은 업무를 짊어진다.


우리의 삶이 시나 읊고, 유유자적하는 선비의 삶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의 삶이 허드렛일을 모두 해주는 귀족의 삶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살고 싶은 삶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주문하고 계산하는 일이겠지만,

살아야 하는 삶은 매일 같이 생기는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엘리베이터를 타는 일이다.


음식을 해주는 사람을 둘 수 없다면.

일 자체를 없앨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면.

남은 방법은 그 일을 최소로 만드는 것이다.



삶의 양


'먼저 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


아침밥을 먹으려면 일찍 일어나야 한다.

아침을 포스트로 때우면 돈도 시간도 아낀다.
간단한 아침은 낮은 맛과 영양 대신 여유를 준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른다.


아침을 꼭 먹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대신 그 준비와 설거지는 감당해야 한다.
메이커를 좋아하면 그 돈을 다른 곳엔 쓸 수 없다.

당신이 선택한 가치의 기회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국가의 재정이 정해져 있듯, 가정에도 재정의 한계가 있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배분할지도 각자의 몫이다.

그 한정된 재화와 시간을 가지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군사국가가 될지, 산업국가가 될지, 복지국가가 될지는 이를 운영하는 당신의 방향에 따른다.


'옷은 의류함에서 입어도, 밥은 외식이다.'


농담이지만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난 옷이라는 물질보다 밥을 하는 시간을 산다.

살아야 하는 삶을 줄여, 살고 싶은 삶을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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