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량을 줄이고, 삶의 양을 늘리라고 했다.
일 자체는 그냥 처리하면 된다.
관계의 일은 그렇지 않다.
종속관계
예전, 처제가 둘째를 낳았을 때의 일이다.
아내는 꼭 가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갈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네가 힘들면서 억지로 가진 마.
보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라 억지로 끌려가는 것 같아.
꼭 오늘 가야 하는 건 아니잖아.
네가 좋은 마음으로 갈 수 있을 때 그때 가자."
보고 싶으면 일이 아니다.
보러 가야 하는 거면 일이다.
전화를 하고 싶으면 일이 아니다.
시댁에 매주 전화를 해야 하면 일이다.
모든 종속관계는 일이다.
부모, 친구, 직장 모든 것이 말이다.
나에게 의무로 되어 있는 관계는 무엇인가.
건전한 관계는 절대 억지로 묶여있지 않다.
자유 관계
난 내 부모님 집에 놀러 간다.
처갓집 근처로 온건 애를 맡기기 위해서다.
나에게 회식이 일이 아닌 건, 내가 즐겁기 때문이다.
아내가 시댁을 좋아하는 건 그만큼의 자유에 있다.
시집살이를 하는 게 아니라 놀고 온다.
억지로 가야 하는 거면 안 간다.
아내는 그럴 수 없는 사람이었다.
자식으로서 효를 다 해야 한다.
집에 제사가 있으면 가서 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난 그런 삶이 싫다.
부모를 일로 대하는 것도 싫다.
서로 보고 싶어서 보는 관계를 원한다.
관계 해방
그렇다고 나 좋은 대로만 할 수는 없다.
애만 맡기고 놀러 다니는 몰염치한 인간은 아니다.
자유가 나에게만 있지 않다.
부모님이 정말 아이를 보고 싶어 한다.
가끔 가니까 더더욱 그렇다.
하루를 봐주시면 하루는 데리고 나간다.
부모님이 일로 느끼지 않게, 하고 싶은 정도까지만 기댄다.
난 내 주변을 그렇게 채우려고 한다.
봐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고 싶은 사람.
날 보는 당신도 날 그렇게 여겨주길 바란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살길 원한다.
진정한 노동해방이다.
그 자유는 관계에서 나온다.
날 구속하지 않는다면 회사도 일이 아니다.
난 내 아내가 그렇게 살길 바란다.
딸, 아내, 엄마가 아닌 나 자신으로 살아야 한다.
난 당신의 일이 아니다.
난 당신의 자유의지로 선택한 유일한 사람이다.
일이 아닌 당신의 선택에서만 사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