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과 인생

by 삐딱한 나선생

해장을 하고 싶었다.

가려던 체인점 국밥집이 문을 닫았다.

속이 급해 근처 작은 순대국밥집에 들어갔다.



시도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다.

국물이 깔끔하면서도 개운했다.

조미료 때문에 속이 부대끼지도 않았다.


내가 왜 진작 이 곳에 오지 않았을까.

이 작은 동네에 음식점이 많지도 않은데.

생각해보면 매번 가는 몇 군데를 돌려막기 하는 것 같았다.


물론 거부감이 생기는 그런 식당들이 있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불안한 곳이 있고.

안이 보이지 않아 문을 열기 부담스러운 곳도 있다.


반대로 사람이 많다고 무조건 맛있는 것도 아니다.

내 지역 맛집을 검색해서 가봤다.

거기엔 여행 온 사람이 정말 많았다.



여행


'맛집은 검색되지 않는다.'

그 지역에서 이미 잘 되는 곳은 홍보도 안 한다.

나도 걸어 다니며 찾아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허름한 곳이 맛있는 거야.'

들어가면 정말 맛도 허접한 경우도 많다.

또, 밥을 찾아 헤맬 때는 체력이 얼마 안 남았다.

싸움의 제1 원인은 아마 밥 문제일 것이다.


결국 어디 쉴 곳을 찾아 검색을 한다.

애초에 그 맛집을 가려고 한 여행일 수도 있다.

여행에서 무모한 도전을 하기엔 기회가 별로 없다.


난 문뜩 깨닫는다.

우리의 삶도 어쩌면 이렇지 않았던가.

실패를 할 여유가 없어 맛집만 찾아다닌 것은.



맛집


한 번의 여행이라면 유명한 맛집을 가는 게 좋다.

그 지역의 대표음식을 먹어봐야 하니까.

알아본 만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그곳이 내 삶의 장소라면 다르다.

한 번 먹고 떠날 곳이 아니다.

혹시 실패해도 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아이들의 삶에서도 한 번의 여행이 아니라면.

그것이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일이라면.

수많은 도전과 실패로 자신의 목록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에 검색해서 나오는 맛집이 아닌.

나만이 알고 있는 정말 맛있는 곳.

다른 사람의 입맛은 몰라도 난 정말 맛있는 곳.


어딜 가도 똑같은 맛의 체인점이 아니라.

검색순위에 나오는 1,2,3위가 아니라도.

내 입맛에 맞는 나만의 맛집을 갖고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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