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와 현실

by 삐딱한 나선생

내 폰엔 페북이 있다.

친구가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된다고.

또 브런치의 글을 알릴 수단이 필요하기에.


그러나 잘 들어가진 않는다.

그곳은 너무나 눈부셔서.

이곳의 난 너무나 초라해서.



정상


페북엔 온갖 말들이 있다.

뉴스, 연예, 오락, 잡담 등등.

단연 으뜸은 자기 자랑이 아닐까.


정말 잘난 사람들과 친구를 맺고 있는지 모른다.

또 대놓고 잘난 척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자기 결과물의 최상품을 올려놓는다.


책을 내고, 강의를 하고, 여행을 가고.

사진은 저마다 예쁘고 화려하다.

난 그들처럼 정상에 있지 않다.


내 속에선 여러 감정이 떠오른다.

열정, 동기부여, 열등감, 부러움 등등.

백마 탄 왕자를 꿈꾸는 건 인간의 당연한 심리다.



상상


누군가 유명한 사람과 함께 하는 걸 봤다.

그렇게 만날 수 있는 친분이 부러웠다.

나도 그곳에 함께 할 수 있다면.


누군가의 성공은 내 상상의 대상이 된다.

언젠간 다른 사람처럼 나도 책을 내는 날이 오지 않을까.

내 이야기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날 떠올린다.


하지만 난 계속 이런 똥글이나 쓰고 있다.

내 주변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다.

내 현실은 sns와 멀다.

그래도 어릴 적 다짐을 잊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이 잠깐 왔다 가는 그런 장례식은 필요 없다.

내 죽음에 끝까지 머물러 줄 한 사람이 필요하다.



일상


100만 개의 좋아요를 받는다고 100만 명과 함께 있진 않다.

1000명을 데리고 강의를 하면 말을 전할 뿐이다.

눈을 맞추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1명뿐이다.


유명한 교사를 동경하지만, 곁에서 고생하는 건 옆반 선생님이다.

자상하고 완벽한 아내, 남편을 꿈꾸지만 함께 사는 건 평범한 그이다.

화려한 sns 속 세상이 보여도, 내가 살아갈 자그마한 일상에 집중하자.


나도 더 넓은 세상으로 문을 열고 나왔다.

한 걸음, 조금의 성취도 있었다.

하지만 집을 잊진 않는다.


아무리 화려한 조명이 비춰도.

내가 다시 돌아갈 곳은 집이다.

그곳에 내 삶의 목적과 행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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