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아

by 삐딱한 나선생

똑같은 인간인데도.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두려움


갑질이란 단어가 지식백과에 나온다.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일.

꼭 요즘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귀족이 노예를, 남성이 여성을.

인종, 국가 등 모든 차원에서 약자는 짓밟혔다.

저항이 없으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여자가 떠날 수 있음에 남자는 눈치를 본다.

민중이 힘을 합칠 수 있음에 권력자는 베풀었다.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알아야 조심하고 경계하는 것이다.


가장 나약한 인간을 두려워하라.

당신이 그 조차 지켜낼 수 있다면.

아무리 강한 인간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순수함


약한 인간을 두려워하는 일.

강함과 약함의 차이를 인식하지 않는 것.

인간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다.


어린아이가 권력의 차이를 알까.

대통령과 동네 아저씨 앞에서 말이 달라질까.

쩔쩔매는 어른보다, 당당하게 말하는 초등학생이 더 멋져 보이지 않는가.


나는 위와 아래를 어떻게 대하는가.

약자에게 약한가, 강자에게 약한가.

그 차이가 클수록 인간의 순수성은 사라진 것일 테다.


인간이 인간을 두려워하라.

그러나 인간의 껍데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당신이 만나야 할 것은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다.



존중


물론 알고 있다.

사회생활에서 어찌 순수하게만 살 수 있겠냐고.

속을 내 보이면 상처받는 것은 나일 텐데.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이 많아서.

위도 옆도 짓밟고 올라간 곳이 그 자리라.

아래로는 사람으로도 안 보는 인간이 있어서.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쓴다.

제발 사람을 좀 두려워해달라고.

쉽게 무시당할 어설픈 글인걸 알지만.


그래도 당신에게 바란다.

완전히 마음 닫지는 말라고.

마음속 함께 할 수 있는 순수함은 남겨 놓으라고.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가는 건.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을 만나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

나와 당신이 인간다운 모습으로, 우리가 함께 할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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