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기술

by 삐딱한 나선생

싸움에는 기술이 필요하다.

꼭 주먹질이 아니라도 말이다.



눈에는 눈


일을 추진하는데 막히는 경우가 있다.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안 된다고.

관련 공문이나 자료를 제시하기도 한다.


나에게도 근거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선 가능하다는 예외조항.

일을 가능하게 할 만한 지침서, 매뉴얼 어디에서라도.


상대가 문서로 싸우면 문서로.

이론은 이론으로, 감정은 감정으로.

같은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게 1단계의 기술이다.


꼭 필요한 단계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 방식으론 반복되기 쉽다.

더 큰 무기로, 더 큰 싸움으로.



다른 가치


어릴 땐 정말 별것도 아닌 걸로 형과 싸웠다.

단어 하나 가지고 서로 내가 맞다고.

결국 꼬투리 잡고 감정싸움으로 갔다.


지금은 바뀌었다.

감정만 앞세워 우길 필요가 없다.

그 자료만 찾아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가끔은 어른들도 그런 경우를 본다.

내 말이 맞다고 감정을 앞세우는 사람들.

그럴 땐 확실한 근거자료를 보여줘야 잠잠해진다.


반대로 문서에 집착하는 사람도 있다.

문서로 붙으려면 자료집 몇 권을 뒤져야 할지 모른다.

차라리 "이건 꼭 하고 싶습니다." 감정을 전해 보는 건 어떨까.


물론 상황에 따라, 성향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도 상대가 선택하지 않은 다른 무기를 고려해보라.

뱀의 앞에서 맞서면 무섭지만, 뒤를 노리면 잡을 수 있다.



상위 가치


"예전엔 그랬는데 최근에 바뀌었나 봐요."

내 말도 맞고, 네 말도 맞아 전법.

말이 틀렸다고 감정까지 틀어질 필욘 없다.


싸움은 경기가 아니다.

패배자를 만들려고 하지 말자.

모두가 승자가 될, 함께 갈 길이 있다고 믿는다.


싸움은 의견의 대립일 뿐이다.

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합'의 길을 찾아낼 지혜를 갖췄는가.


3단계에서는 무기를 들지 않는다.

싸움 안에서 싸우려고 하지 않는 사람.

싸움을 해방시킬 사람, 바로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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