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를 떼고, 숟가락을 들고.
아이에겐 그때그때 필요한 교육이 있다.
하나 부모가 준비하지 않았을 때 그 시기가 힘들어진다.
필요
아내가 2년 만에 복직한다.
복직을 위한 연수를 1주일간 들어야 한다.
나 혼자 감당해야 하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뜻이다.
먹이고 입히는 건 할만하다.
가장 큰 문제는 잠이다.
둘 다 엄마랑 자서 밤만 되면 찾는다.
"엄마가 아파서 오늘은 아빠랑 자야 돼~"
아직 한 두 달 남았지만 연습을 했다.
쉽게 말을 듣진 않았지만 해야 했다.
엄마는 아이를 놓아야 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를 놓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엄마를 포기하고 아빠를 받아들이기 위한 교육을 시작했다.
실패
처음에는 아이들이 거부했다.
바로 근처에 엄마가 있는데 납득하기 어렵다.
나랑 자기 싫다는데 억지로 잡아두는 게 마음도 아팠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지금 아프지 않으면 나중에 더 아플 것이다.
정말 엄마가 없을 때 엄마를 찾으면, 그땐 답이 없다.
처음 숟가락을 들었을 때, 얼마나 흘려댔던가.
바지에 쉬는 몇 번 해야 기저귀를 뗀다.
처음부터 되는 것이 있었던가.
꼭 해야 하는 것이라면 당장 준비해야 한다.
나중에 한 번 해보고선 안 된다고 핑계되지 말자.
지금 가능한 모든 것은 수많은 실패 속에 얻은 것이다.
준비
"엄마에겐 갈 수 없어.
자꾸 울면 밖으로 데리고 나갈 거야.
아빠랑 누워서 잘래? 아님 나가서 잘래?"
"누울래."
둘째도 결국 받아들였다.
드디어 아빠랑 살아낼 준비가 된 것이다.
좀 더 크면 아이를 집에 두고 나갈 때가 온다.
그때도 딸 둘만 놔둘 준비를 할 것이다.
아무나 문 열어주지 않도록, 내가 세 번은 택배기사 인척 하련다.
이미 하고 있으면 가르칠 필요가 없다.
되지 않기에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교육은 언제나 준비의 과정에 있다.
어린 왕자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설렘이란 준비하고 있는 자의 특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