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4단계
사랑은 이해라는 말.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당신이 이해되기 전까지는.
당신에 대한 불만
당신은 무심한 사람이었다.
사랑을 달라고 외쳐도 주지 않았다.
아무리 잡아도 내 것 같지 않던 당신이 미웠다.
난 무식한 사람이었다.
이것이 사랑이라고 당신을 옭아맸다.
나의 좁고 거친 감옥에서 당신은 힘들어했다.
난 남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당신은 불만을 속으로 감추었다.
우린 함께 있었지만, 서로 만족하지 못했다.
반복되는 싸움은 서로를 지치게 만들었다.
바뀌지 않는 당신은 점점 원망으로 바뀌어 갔다.
당신을 부족하게 느끼는, 나의 모자람을 깨닫기 전까진.
나의 부족함
우리 서로는 각자가 잘났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끝까지 너를 잡고 있기에 우리가 유지된다고.
당신은 폭력적이고 막무가내인 나를 자신이 참고 이해해주고 있다고.
확실히 난 다른 이를 포용하는 넓은 인간은 되지 못한다.
아빠에 대한, 학창 시절에 대한 저항으로 속에 분노도 많았다.
날 감싸 달라고 말하던 나는, 당신을 감싸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내 아내는 관계 속에서의 상처와 두려움으로 마음을 닫았다.
사랑을 주고 싶어도, 아무리 노력해도 꺼내지지 않는 마음이었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오지 못함을, 나에게 이해로 요구하고 있었다.
당신에게 바라던 것은 사실 나의 부족분이었다.
우리는 자신의 부족함을 상대에게 바라기보다 받아들이기로 했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서로를 인정한 이후 우리는 변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변화
'화를 낼 수도 있지, 감정표현이 어려울 수도 있지.' 이런 쉬운 말이 아니다.
저항하고 분노해야 했던 나의 삶을 당신이 함께 한다는 것이다.
마음 닫게 된 그 상처를 나도 느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여전히 나는 발끈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예전보다 화를 내를 강도나 빈도가 줄었다.
끓어오르는 속을 갖고서도 참고 기다리는 날 고마워한다.
여전히 내 아내는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툴다.
그래도 나에게만은 말하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메말라버린 마음을 짜내어 꺼내 주는 걸 난 안다.
내가 갑자기 이해심 많은 사람이 되긴 어렵다.
내 아내가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되긴 힘들다.
우린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 부족함을 바라보는 눈은 달라지고 있다.
사랑은 이해라는 말.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을 온전히 이해함으로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