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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딱한 나선생 Jul 15. 2022

건물주가 되었습니다

맞습니다.

자랑 글입니다.

돈이 남아 외제차를 산다던 그 놈입니다.

https://brunch.co.kr/@darkarkorn8cnl/473



방향


몇 년 전, 아는 친구가 그러더군요.

경기도에 빚을 내서 아파트를 산다고요.

거길 어떻게 알고 어찌 사느냐 물으니 그럽니다.

다른 친구들은 이미 수도권에 살고 투자하고 많이 벌었다고.

실제로 그 친구 아파트도 몇 억이 올랐어요.


난 그걸 보며 생각했지요.

아.. 그렇게 살 수도 있구나.

난 빚 없이 모아서 사는 걸 추구했는데.


다만, 그 친구처럼 하고 싶진 않았어요.

나의 삶과 관련 없는 곳에 돈을 넣어 부풀린다는 게 찜찜해서.

그곳을 알지도 못하고, 자주 갈 수도 없는데 확신이 들지도 않았고요.


저는 여기 작은 도시에 계속 살고 싶어요.

그렇다고 아파트를 두 개 가질 필요는 없고요.

그래서 세도 받을 수 있는 꼬마빌딩에 관심이 갔지요.



현실


제가 계약한 건물은 8억 정도입니다.

(물론 반 이상이 은행 돈..)

경기도, 서울에선 아파트 한 채 사기 힘들지요.

제 이야기는 지방 소도시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예요.


이 지역에도 새 아파트들이 많이 생겼어요.

하지만 여기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지요.

그나마 큰 회사인 시멘트, 화력 발전 사람들 또는 공무원.


이 작은 도시에서 먹고살고 모을만한 직업이 흔치 않아요.

물론 잘 나가는 맛집, 의사 등 몇몇은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지요.

부부교사는 흔히 중소기업이라는 얘기를 하지만 그건 정말 상대적이에요.


서울에는 부모가 집이라도 물려주지 않는 한 교사 월급으로 살기 어렵대요.

삼성, 현대자동차 이런 대기업이 있는 지역에선 교사가 중하층으로 들어간다는데요.

그러니까 우린 각자가 처한 현실에 따라 삶의 모양이 잡히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경계


물론 지방에서 부부교사를 한다고 다 건물주가 되진 않지요.

나중에 퇴직할 땐 건물 하나씩은 산다지만 쉬운 일은 아니고요.

부모님을 모셔야 하거나, 가족 중에 누가 아프면 모으기가 힘들죠.


저는 아반떼 풀옵션보다 소나타 깡통을 사겠다던 사람입니다.

조금 불편함이 있어도 내가 얻을 수 있는 최대 출력과 효율을 추구한달까요.

실제로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34평인데, 옮기면 26평에 화장실도 하나예요.


건물 관리도 해야 하고, 수리도 직접 하고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새 아파트보다는 낡았고, 주차장도, 엘리베이터도 없지요.

그래도 전 삶의 단계를 하나 더 넘어선 느낌이에요.


그전에 계약을 하면서 월세 몇천을 받는 회장님?도 만났어요.

아쉽게 계약이 파기됐지만 그분과 술도 한 잔 해봤지요.

이번에 계약을 하면서 건물주께서 차를 한 잔 하자네요.


그들과 얘기 나누는 건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나보다 한참 나이 많으신 그분들의 경험을 들을 수 있었죠.

어떻게 돈을 모으고, 어디에 투자하고 이렇게 이 지역의 지주?가 된 과정.


저의 이 글이 누군가한테는 시기, 질투가 될 수도 있겠죠.

다른 누군가는 '고작 그걸로' 하는 비웃음을 짓게 될지도요.

그래도 우리 모두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위해 아등바등 살고 있으니까.

제 글이 당신의 경계를 하나 넘어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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