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마스크
여러 번 쓰는 면, 나일론 마스크도 있지만.
땀이 차는데 수업까지 하려니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다.
아는 지인을 통해 개당 300원에 샀다.
땀에 절어 냄새가 나기 전까지 적어도 10번은 쓴다.
비단 이런 마스크 하나뿐이겠는가.
내가 가진 수많은 물건들 중 그 쓰임을 충실히 하는 게 몇 있을까.
모든 관계는 뜸해지면 끊어질 텐데, 내가 사놓은 물건과의 관계도 살펴보면 어떨까.
쓸수록
예전의 글에서 난 아까워서 아낀다고 했다.
https://brunch.co.kr/@darkarkorn8cnl/452
볼펜이고 치약이고 샴푸고, 끝까지 썼을 때의 성취감이 있다.
벨트는 끊어질 때까지 쓴다 했고.
https://brunch.co.kr/@darkarkorn8cnl/473
양말은 구멍이 나야, 옷은 늘어나 헤져야 버린다.
물론 쓸수록 처음과 같진 않다.
옷은 물이 빠지고 기계는 느려지고.
낡고 늙어 버리기에 죽음이 기다리는 것 같다.
하지만 입지도 못하고 버린 새 옷 보다.
나와 함께 살을 맞대고 뽐내다 가는 저 낡은 옷이 가치가 있기에.
내 곁에 의미 없이 머물다 가는 물건은 만들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