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사랑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불을 끄고 난 뒤의 방은 유난히 조용했고, 그 고요가 생각을 더 깊은 곳으로 데려갔다. 하루를 버텨낸 몸보다 마음이 먼저 눕는 순간이었다. 이런 밤에는 늘 비슷한 질문들이 돌아온다.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것들이 가장 오래 남는다.
사랑이란 세상에 나만큼 소중한 사람이 한 명 더 생기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내 기준이 하나 늘어나는 일, 내 하루의 무게가 달라지는 일. 기쁜 일 앞에서는 가장 먼저 떠오르고, 힘든 순간에는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는 존재. 그래서 사랑은 늘 책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볍게 품기엔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사랑을 하게 되면 삶의 방향이 조금 바뀐다. 혼자일 때는 대충 넘기던 하루도 괜히 곱씹게 된다. 별것 아닌 말 한마디에 하루의 온도가 달라지고, 사소한 표정 하나에 마음이 흔들린다. 그렇게 누군가의 존재가 나를 조정하기 시작한다. 그 변화가 달갑기도, 두렵기도 하다.
어쩌면 사랑은 나를 잃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이전의 나보다 조금 덜 자유롭고, 조금 더 조심스러워진다. 하지만 그만큼 깊어지고, 넓어지는 마음이 생긴다. 무엇을 잃는 대신 무엇을 얻게 되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그 질문에 쉽게 답할 수는 없다.
사랑은 늘 완벽한 형태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어긋나고, 때로는 상처로 남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다시 사랑을 선택한다. 아픔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 자체가 사랑일지도 모른다. 끝을 알면서도 시작하는 용기 같은 것.
사랑을 떠올리면 꼭 행복만 생각나는 건 아니다. 그리움과 후회,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함께 따라온다. 그래도 그런 감정들 덕분에 내가 분명 살아 있었다는 걸 느낀다. 누군가를 그렇게까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사실이 남는다. 그 기억만으로도 사랑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천장을 바라보던 시선을 다시 감으며 생각을 접는다. 사랑이 무엇인지 아직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사랑은 나를 조금 더 사람답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누군가를 소중히 여길 수 있었던 마음이 지금의 나를 만든다. 그렇게 오늘도 정의되지 않은 사랑을 품은 채 잠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