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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다른 May 03. 2019

집필 전에 필수적으로 확인할 것들

시나리오 쓰기의 모든 것

“가장 두려운 순간은 언제나 시작하기 바로 직전이다.” 스티븐 킹이 한 말이다. “그 순간이 지나면 상황은 차츰 나아질 수밖에 없다.”



  나는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사와 케이블 방송사에서 1만 편이 넘는 시나리오를 검토해왔다. 그러나 기본 요소들이 빠진 시나리오를 볼 때마다 항상 깜짝 놀란다. 대개 이러한 요소들은 작가의 머릿속에 있다가 최종적으로 지면에 옮겨지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검토자들 곧 에이전트, 프로듀서, 감독, 배우 그리고 시나리오 검토서를 작성하는 스토리 애널리스트는 이야기가 언제, 어디, 누구에 대해 말하는 건지 힘들게 파악해야 한다. 예상했겠지만, 이런 일은 작가는 물론 시나리오 자체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린다.


  검토자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의 주된 요소가 시나리오 속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려면 이러한 요소들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글을 쓰기 전에 다음의 질문에 답해보자. 주제, 플롯과 구조, 웃음과 긴장, 대사와 인물 구축 등 이야기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에 집중해 시나리오를 다듬고 퇴고할 때에도 유용하다.



시나리오 쓰기 실전 연습


  다음은 작가들이 시나리오에서 자주 빼먹거나 명확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기본 요소들이다.


  1. 주요 인물은 누구인가?

  프로타고니스트나 안타고니스트, 그 외 주요 인물이 처음 등장할 때에는 인물의 이름, 나이나 연령대, 성별, 인종이나 민족, 더불어 독특한 신체적 특징이나 성격에 대해 몇 마디 집어넣어라.


  2. 어디서 그리고 언제 이야기가 벌어지는가?

  검토자들이 작가의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두 가지 모두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정하라. 비가 오는 시애틀이 배경이라면 화창한 마이애미에서 일어날 때와 달리 보이고 느껴질 것이다. 세상은 그 일이 1976년이나 2006년에 일어났을 때와 1776년에 일어났을 때를 각각 달리 느끼고 바라본다. 관객들은 인물들이 하는 행동과 입는 옷, 말하는 내용과 어법, 그리고 그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해 이야기의 시간과 장소를 경험한다.


  3. 시나리오가 어떤 장르에 속하는가?

  이 점은 첫 장부터 이야기의 분위기와 속도를 결정한다. 블랙코미디 또는 슬랩스틱코미디, 스릴러, 범죄 또는 필름누아르, 공포, SF 또는 판타지인가? 각 장르는 특징적인 분위기가 있다. 시나리오가 코미디인지 드라마인지 파악할 수 없다면 검토자들은 인물이 무엇을 하든 웃지도 울지도 않는다.


  4. 주요 인물의 동기나 목표는 무엇인가?

  더불어 인물의 목표를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고, 성공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시나리오가 앙상블 스토리(주인공 중심이 아닌 모든 인물의 종합적 이야기)라면 각 주요 인물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한다.


  5. 안타고니스트는 누구이고, 그의 목표는 무엇인가?

  안타고니스트는 ‘집단’이나 개념보다 한 사람의 개인인 경우가 적절하다. 안타고니스트가 사람이 아니라면 <트위스터 Twister>의 토네이도나 <죠스 Jaws>의 상어처럼 구체적이어야 한다. 안타고니스트의 목표는 가끔씩 프로타고니스트의 목표와 충돌해야 한다. 이로부터 긴장감과 장애물이 만들어진다.


  6. 이야기의 교훈은 무엇인가?

  관객은 주요 인물의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거나 눈앞에 펼쳐지는 이야기를 보면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 이 이야기는 왜 중요하며, 왜 쓰고 싶은가? 작가 스스로 이야기의 교훈을 알지 못하거나, 이야기가 작가의 감정을 건드리는 부분이 없다면 당연히 검토자나 관객 누구도 감응을 받지 못할 것이다.


  7. 이야기의 촉매와 결론은 무엇인가?

  도입부의 발단은 이야기가 어디로 갈지 암시해야 한다. 그래야 언제 끝에 다다를지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주요 인물의 목표에 장애가 되며, 위기와 결과를 증폭함으로써 갈등과 긴장을 조성한다.


  8. 어떻게, 언제 이야기가 끝날지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무엇인가?

  주인공에게 주어진 시간과 선택지가 얼마나 부족한지에 따라 속도감, 분위기, 사건 그리고 스크린에서 보게 될 것과 보지 못할 것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48시간 48 Hours>에는 시한이 정해져 있다. 한편 <미드나이트 런 Midnight Run>에서는 선택지가 제한되어 있다. 이를테면 마피아 회계사에게 비행공포증이 있어서 현상금 사냥꾼은 그를 버스와 기차, 자동차로만 호송해야 하고 이로 인해 여정은 멀고 복잡해진다.


  9. 관객층은 누구인가?

  그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왜 이 영화를 보기 위해 표를 사거나 채널을 고정하는지 알지 못하면 검토자는 이를 머릿속에 그리기 어렵다. 관객층은 주요 인물이 누구인지, 이야기의 교훈이 무엇인지에 따라 정해진다.


  10. 영화의 가장 큰 시장은 극장인가, 텔레비전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만일 극장용 장편이라면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가는 특수효과가 있는가? 아니면 인물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독립영화나 영화사 프로젝트에 적합한가? 텔레비전용 영화라면 어느 방송국에서 방송할 수 있을까? 긴 시리즈 영화라면 케이블 방송사에서 시즌제 드라마나 미니시리즈로 방송할 수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시나리오 속의 액션과 묘사, 대사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그래야 검토자들은 작가의 의도대로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시나리오를 열심히 볼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시나리오 쓰기에서 첫인상은 언제나 중요하다.



바버라 시프먼 Barbara Schiffman
스토리 애널리스트 유니온 소속으로, 할리우드의 주요 영화 제작사와 케이블 방송사 에이전시에서 각본과 도서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작가, 프로듀서, 감독을 대상으로 면접과 피칭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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