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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다른 May 09. 2019

보편적인 주제를 찾는 법

시나리오 쓰기의 모든 것

보편적인 주제란 무엇일까? 그것은 대중의 마음을 휘어잡는 경험을 뜻한다. 관객이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에게 어떻게 공감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나는 이러한 주제들을 제대로 구현할 줄 아는 성숙하고 노련한 작가가 좋다.



  2007년 5월 CBS·파라마운트에서 해고된 후 나는 통한의 세월을 보냈다. 한편으로는 완전한 희열도 맛보았다. 매우 낯선 경험이었다. 완벽한 자유가 좋았는데 안정적이지 못한 게 싫었다. 동이 틀 무렵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게 좋았는데 동이 틀 무렵 일어나 가야 할 목적지가 없는 게 싫었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17년간 회사라는 세계에서 일했다. 스펠링과 CBS·파라마운트는 자매회사이므로 사실상 15년간 한 회사에 있었던 셈이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나는 캘리포니아 빅 서에 있는 에솔렌 인스티튜트(유명한 대안교육기관이자 명상센터)로 차를 몰았고 ‘완료와 전환’ 과정을 등록했다. 9년 전 이혼한 후로 나는 일과 재혼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므로, 해고는 내게 두 번째 이혼이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게 된 것은 에솔렌의 교육 과정에서 받은 수련 덕분이다. 이 과정은 《지금이 바로 그때! 누구도 당신을 구하지 못한다 It’s Time! No One’s Coming to Save You》를 쓴 매리 골든슨 Mary Goldenson 박사가 가르쳤다. 골든슨 박사는 태어나서부터 현재까지의 인생 그래프를 만들게 했다. 지금까지 우리의 삶에서 오르막과 내리막을 모조리 그래프로 그리고 꼬리표를 붙이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지금부터 죽을 때까지의 삶의 굴곡을 예상해 그래프로 그리게 했다. 또한 예상 수명을 고르게 했다. 그런 후 한 명씩 일어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동료 수강생들에게 털어놓게 했다.

  이 과정은 끔찍한 수련법이었지만 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골든슨 박사의 수업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낯선 사람 14명과 한방에 있었다. 처음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중 몇몇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고통에 비할 만한 게 내게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을수록 우리 모두가 너무나 비슷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우리 이야기일 뿐이다. 우리 이야기에서 조금 떨어져 허구를 거쳐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자신도 치유할 수 있다. 이것이 보편적인 주제를 찾는 방법이다.



시나리오 쓰기 실전 연습


  보편적인 주제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자신의 이야기에서 찾아낼 수 있다고 가르친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라. 첫 경험들을 생각해보라. 자전거를 처음 탄 순간, 엄마나 아빠를 찾지 않고 처음으로 학교에서 하루를 보냈던 때, 운동 경기에서 처음으로 제법 잘했을 때, 처음 좋은 점수를 받았던 때, 처음 벌을 받았던 때, 처음 고독감을 느꼈던 때, 첫 키스의 순간, 처음 사랑에 빠졌던 때, 처음으로 마음이 무너졌던 때, 부모님의 이혼 소식을 처음 들었던 때, 처음으로 친구나 연인에게 배신당했다고 느꼈던 때 등등. 목록은 끝이 없다. 표면적으로, 우리는 대개 이러한 경험을 모두 해보았다. 그럼에도 우리가 경험한 기쁨과 고통은 모두 똑같지 않다. 이 독특한 개인적 해석을 통해 우리는 그토록 찾던 우리의 목소리를 알게 된다.


  우리가 어떤 시나리오에 끌리는 것은 보편적인 주제 때문이다. <스타트렉 Startrek>은 이성과 감정의 대립이라는 주제를 아름답게 탐구한다.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Vicky Cristina Barcelona>는 사랑을 알아차리고 선택을 해야 할 때의 혼돈과 안전이라는 주제를 탐구한다. <프로스트vs닉슨 Frost/Nixon>에서는 권력자에게 닥친 몰락을 선명하게 그린다. 닉슨이 프로스트를 불러서 둘 다 승리의 연단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자고 말하지만, 승자는 한 명뿐이다. <타인의 삶 The Lives of Others>은 충성심을 아름답게 추적한다. 이 순간들을 공략하는 것이 작가의 목표다.



젠 그리산티 Jen Grisanti
재능 있는 작가들이 영화 산업계에 입성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젠그리산티컨설팅 주식회사를 2008년에 설립했다. 작가들이 자신의 재료를 빚고 피칭을 연마하고 경력에 집중할 수 있게 안내하는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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