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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다른 May 29. 2019

첫 장면은 어떻게 소설을 이끌까?

소설가를 위한 소설쓰기 

현대 소설의 구조 

요즘 소설은 갈등이 처음 발생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전의 이야기는 서두이며, 이 부분을 배경 또는 설정이라고 부른다. 이런 서두의 내용은 갈등이 구체화된 뒤에 집어넣자. 현대 소설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계기적 사건

주인공이 겪는 사건이다. 이는 갈등을 처음으로 드러낸다. 현대 소설은 이 장면에서 시작된다. 


2. 분투

주인공이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과 그 노력을 훼방하는 적대자의 방해 공작이 균형을 이루며 펼쳐진다. 최초의 갈등 후 새로운 문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난다. 그런 어려움들은 유기적으로 파생되어야만 한다. 


3. 해결

훌륭한 결말은 성공과 실패가 균형을 이룬다. 완전한 성공 또는 실패 같은 깔끔한 결말은 그리 좋다고 할 수 없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그런 결말을 잘 보여준다. 델마와 루이스가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은 남성중심주의다. 두 여자는 목숨을 잃었지만 남자들에게서 벗어난 자유를 얻었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삶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기로 했고(그때부터 남은 삶이 몇 초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도)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된다. 아주 강렬한 결말이다. 이렇듯 훌륭한 결말은 단순하게 목표 달성 여부로 설명할 수 없다. 그보다는 '만족스럽다'라는 게 더 정확한 설명일 것이다. 

출처 : 다음 영화


첫 장면을 뺀 다른 장면을 구성할 때 꼭 필요한 것들 


1. 적어도 두 명 이상의 인물, 서로 상반되는 입장인 인물들이 나와야 한다. 

적대자는 주인공과 양립할 수 없는 목표를 추구하며, 주인공이 갈등을 해결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 적대자도 주인공 못지않게 선할 수 있다. 적대자의 목표가 고결할수록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출처 : 다음 영화 

2. 주인공은 무엇이든 쉽게 성취해서는 안 된다.

현실에서는 누구나 되도록 고난을 피하려고 애쓰고 고통을 줄이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소설에서는 기회가 날 때마다 주인공이 어려움을 겪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주인공이 어떤 장소의 주소만을 원하더라도 쉽게 알아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장면 하나하나는 전투여야 하고, 소설 전체는 전쟁이어야 한다. 


첫 장면만의 특별한 목표 

첫 장면에서는 주인공에게 동기가 없다. 주인공이 순수하게 반응하고 움직이는 유일한 장면이다. 그래서 동기가 생기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진다. 


1. 말하는 대신 보여준다. 

인물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직접 밝히는 것으로 장면을 시작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과거 회상이나 고통을 고찰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말하기'로 이야기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 

"프랜신의 삶은 남편 프랭크의 시체를 발견한 그날 송두리째 변했다." 이러면 독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인물이 곤경에 빠졌다고 말하면 안 된다. '보여줘야 한다'


2.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쓰지 않는다. 

이미 상당히 진행된 시리즈물을 제외하고는 프롤로그를 써서는 안된다. 프롤로그는 배경과 설정을 알려주는데 그칠 때가 많다. 에필로그를 쓰는 것도 대개는 형편없는 결말을 어떻게든 만회하려는 잘못된 시도일 뿐이다. 재미없는 농담에 드럼 소리를 곁들이는, 한물간 코미디 쇼의 수법 같은 거다. 

 


레스 에저턴 Les Edgerton
미국의 소설가. 소설은 물론 시나리오, 에세이, 기사 등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하고 즐긴다. 단편소설 「그것과는 다르다 IT’S DIFFERENT」, 「내가 생각하는 좋은 것들 MY IDEA OF A NICE THING」 등의 소설을 발표하고 지금까지 19권의 책을 썼으며, 푸시카트상, 오 헨리상, 에드거 앨런 포상 등 유수의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털리도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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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를 위한 소설쓰기 1: 첫 문장과 첫 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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