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의 열망과 두려움을 드러내기
소설가를 위한 소설쓰기 2
인물의 감정이 단조롭거나 상투적이거나 케케묵지 않고 더욱 복잡할수록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과 그들의 경험이 독자에게 생생하게 다가온다. 다음은 효과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1. 감정은 깊게 묘사한다.
독자에게 “그녀는 상처를 받았다”라고 간단히 말하지 말자. 대신 상처를 받은 상태가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자. 방 한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가? 몸에서 열이 나거나 욱신거리는 것처럼 고통이 물리적인 방식으로
드러나는가? 감정은 육체의 영역에 존재한다. 감정을 보여주고자 감각적 묘사와 행동을 사용할수록 독자는 인물의 감정을 더 깊이 느끼고 더욱 몰입하게 된다.
2. 주인공의 열망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열망이 무엇이든(당연히 여러 가지 열망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주인공의 단기적인 감정 목표와 장기적인 감정 목표를 가리킨다. 주인공의 열망은 온전히 주인공의 경험과 과거(또는 배경 설명으로 알려진 것)에서 비롯해야 한다. 이를 통해 주인공이 무엇을 원하는지와 그것을 얻으려고 어떤 선택을 할지를 보여줄 수 있다.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열망을 신중하게 고르자. 주인공의 열망은 가볍지 않고 의미가 있어야 하며,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주인공이 얻거나 잃을 이해관계를 제시해야 한다.
3. 주인공의 두려움을 보여준다.
작가라면 독자가 즉시 짜증을 내거나 지나치게 걱정할 정도로 겁에 질리고 소심한 주인공은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단지 두려워하는 기미를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남편이 비행기에 탑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주인공에게 스쳐 지나가는 불안, 폭력적인 인물이 주인공을 몰아세울 때의 겁에 질린 떨림, 폭풍우 치는 바다를 지켜보는 주인공이 느끼는 공포의 전율처럼 말이다. 대부분 장르에서 시작 장면의 두려움은 미묘해야 한다. 아직 도입부이지만, 문제를 암시하는 것은 독자에게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거나 큰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환기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4. 주인공을 사색하게 한다.
‘오로지’ 사색적인 서술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배경을 대량으로 풀어놓고 설명하는 방법에 절대로 의존하지 말자. 대신 주인공의 태도나 말, 행동의 틈을 통해 배경이 서서히 밝혀질 수 있도록 하자. 더 좋은 방법은 대화나 행동에 주인공의 생각을 조금씩 엮어 넣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활기와 긴장감이 넘치는 사색하는 장면을 만들 수 있다.
5. 연애하는 장면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사용한다.
연애하는 장면과 성관계를 맺는 장면이 이유 없이 등장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즉, 인물들은 사랑을 얻은 게 아니라면 서로 사랑을 고백하지 말아야 한다. 또 다른 인물이 주인공에게 건넨 고백이 거짓 사랑으로 밝혀져서 이후에 주인공에게 실연의 상처를 주려는 설정이 아닐 때도 마찬가지다. 성적 욕망만을 위해 성관계를 맺는 장면은 독자에게 천박하거나 공허한 인상을 준다. 게다가 많은 독자는 인물들이 언제 그리고 얼마나 자주 성적인 행위를 해야 하는지에 개인적인 판단 기준을 들이댈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연애하는
장면의 감정적·육체적 요소를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레스 에저턴 Les Edgerton
미국의 소설가. 소설은 물론 시나리오, 에세이, 기사 등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하고 즐긴다. 단편소설 「그것과는 다르다 IT’S DIFFERENT」, 「내가 생각하는 좋은 것들 MY IDEA OF A NICE THING」 등의 소설을 발표하고 지금까지 19권의 책을 썼으며, 푸시카트상, 오 헨리상, 에드거 앨런 포상 등 유수의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털리도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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