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명의 거장, 34개의 질문, 그리고 919개의 아이디어
《작가라서》: 303명의 거장, 34개의 질문, 그리고 919개의 아이디어
존 베리먼
천재들은 외딴 다락방에 있어야 한다는 말은 허튼소리입니다. 사람이 너무 유명해지면 실패한다는 견해도, 로버트 프로스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터무니없어요. 예외는 있습니다. 토머스 채터턴, 제라드 맨리 홉킨스, 아르튀르 랭보 등 다양한 예를 떠올릴 수 있지요. 그러나 대체로 천재들은 후대의 평가를 평가받는 만큼 동시대인으로부터도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니 젊은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저는 칭찬도 비난도 지극히 무심한 태도로 대하는 훈련을 하라고 권할 겁니다. 칭찬은 작가를 허영으로 이끌고, 비난은 자기 연민으로 이끄는데, 둘 다 작가에게는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월터 모즐리
한때는 작가를 찾아보기가 아주 어려웠습니다. 이제는 아주 많지요. 옛날의 그 작가들은 미래를 염려하고 있었고 일부는 윌리엄 포크너처럼 미래까지 살아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살아남은 작가가 기억에서 잊힌 작가보다 더 훌륭한 작가는 아닙니다. 허먼 멜빌은 완전히 잊혔다가 1920년대에 재발견되었습니다. 그래서 멜빌이 조금이라도 달라졌나요? 중요한 인물이 되어 업적을 남긴답시고 자기 위상을 높이려 하며 “내가 이 세대를 대변하는 목소리다”라고 말한들, 누가 신경이나 쓸까요? 작가로서 중요한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저 역시도 해보았지만, 작가로 살아가는 데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저와 일하는 출판사는 분명 제가 중요한 작가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부분에 대해 출판사를 설득할 수 없을 때도 많습니다.
줄리언 반스
물리적 형태를 갖춘 책을 직접 보고 좋게 평가해준 기사를 좀 읽었더니 안심이 되더군요. 그러다가 (이게 제 기질인데, 많은 작가가 저와 비슷할 겁니다) ‘내 안에 있는 책이 하나뿐이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러니 두 번째 소설이 늘 더 어렵습니다. 제 경우에는 그나마 더 빠르게 진행됐지만 말입니다.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합니다. ‘소설을 일곱 권이나 여덟 권, 아니 아홉 권 써낸 뒤에도 또 쓸 수 있을까?’ 그러나 고도의 불안을 느끼는 게 소설가의 정상적인 상태라고 굳게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