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작가라서

질문19.술이나 약물이 글에 영향을 미칩니까?

303명의 거장, 34개의 질문, 그리고 919개의 아이디어

by 도서출판 다른
《작가라서》: 303명의 거장, 34개의 질문, 그리고 919개의 아이디어



맬컴 카울리

하트 크레인을 비롯한 많은 작가가 알코올의존자가 된 이유 하나는 어린 시절부터 술에 취한 상태가 창작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환상을 향한 문을 열어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창작의 방법치고는 끔찍한데, 그렇게 술을 마신 사람 네 명 중 세 명이 알코올의존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정말로 문을 열어줍니다. 크레인은 심지어 술에 취해서 초고를 쓰곤 했습니다. 그는 제 앞에 나타나서 그 원고를 읽어주며 “지금까지 발표한 시 중 최고가 아닌가?”라고 말하곤 했어요. 사실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 그는 끈기 있게, 몇 주에 걸쳐 말짱한 정신으로 원고를 손보았고 결국 훌륭한 결과가 나오곤 했지요. 지금까지 발표한 시 중 최고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비범한 시였습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헤밍웨이가 쓴 글 중에 아주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는데, 글쓰기가 복싱과 비슷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건강과 행복에 신경을 썼습니다. 포크너는 술고래로 유명했지만 인터뷰를 할 때마다 술에 취한 상태로는 문장 하나도 쓰지 못한다고 말했지요. 헤밍웨이도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무례한 독자들은 저에게 몇몇 작품을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쓴 게 아니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그런 질문은 그들이 문학이나 마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드러낼 뿐입니다. 좋은 작가가 되려면 글을 쓰는 매 순간 정신이 온전히 맑아야 하며 건강도 좋아야 합니다. 저는 글을 쓰는 행위가 희생이고 경제적 상황이나 정서적 상태가 나빠질수록 더 좋은 글이 나온다는, 글쓰기에 대한 낭만적인 개념에 강력히 반대합니다. 정서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아주 건강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더스 헉슬리

이 문제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환각제인 LSD에 대한 반응이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쓸 미적 영감을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러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것은 몹시 중대한 경험이며, 창작 과정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작가가 자리에 앉아 “웅장한 시를 쓰고 싶으니 LSD를 복용하겠어”라고 말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짓을 해서 원하는 결과를 확실히 얻게 되는 건 아닙니다. 정말 아무 결과나 나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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