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다양한 영감을 얻기
소설가를 위한 소설쓰기 3
우리는 스스로 보는 것에 감동받고 영향을 받는 시각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갈등을 설정하는 브레인스토밍 단계에서 각자의 작가 정신에 여러 이미지를 업로드 해두면 소재를 무한히 얻을 수 있다. 소재를 비트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1.음악
나는 영화 사운드트랙을 들으며 머릿속에 떠오른 한 장면으로 거의 시나리오 전체 분량을 상상해본 적이 있다. 노래 한 곡을 듣는데, 문득 아버지와 아들이 언덕 위에 함께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아들은 열네 살이고, 아버지는 아들 때문에 근심에 빠져 있다. 곧이어 아들이 울음을 터뜨린다. 그 음악은 나에게 이미지와 감정을 전달했다. 나는 이 이미지와 감정을 이용해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갈등과 두 사람의 내적 갈등을 상상했다. 그러자 곧 다른 장면들도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음악 한 곡에서 비롯되었다. 분위기를 조율해주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자. 내 플레이리스트는 거의 영화 사운드트랙으로 채워져 있다.나는 플레이리스트를 ‘진심’, ‘모험’, ‘서스펜스’, ‘싸움’과 같은 주제어에 따라 세분화해두었다. 특정 장면을 쓰기에 앞서 어떤 분위기가 필요한지 결정하면 해당 플레이리스트를 찾는다.
2. 꿈
우리의 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꿈이 의미하는 이야깃거리를 분석하기 위해 프로이트 박사가 될 필요는 없다. 꿈을 꾸다가 깨어났을 때 곧장 꿈의 내용을 기록할 수 있도록 침대 옆에 메모지를 두자.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꿈 내용을 메모하자.잠에서 깨어나면 더 이상 꿈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들은 바로는, 잠시나마 다시 잠자리에 들면 꿈이 다시 생각날 수도 있다고 한다.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일이다. 꿈은 우리가 다른 식으로는 알 수 없는 숨은 이야깃거리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3. 내 머릿속의 영화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머릿속에서도 영화가 상영된다. 게다가 이 영화는 공짜다. 연습을 위해 조용한 곳에서 시간을 내보자. 어떤 갈등을 생각 해내라는 지시만 머릿속에 내린다. 두 인물을 상상해서 한 장면에 등장시키자. 상상 속 배경이 생생할수록 더 좋다. 인물들의 성격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하되 평범한 인물이라면 그대로 넘어가지 말자.인물이 남다른 면을 보일 때까지 계속 주시하자. 인물을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때로는 인물의 배역을 정해서 과거나 현재 활동하는 여러 배우들을 상대로 배역 ‘오디션’을 실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경과 인물이 정해지면 갈등이 벌어질 때까지 장면을 관찰하자. 말싸움, 몸싸움, 혼란, 다른 인물의 등장, 예기치 못한 사건, 집착, 기이한 행동 등 여러 형태로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해서 장면을 진행시키자. 분명 흡족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두 인물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인물의 과거를 간단히 적어나가며 아이디어를 발전시키자.
레스 에저턴 Les Edgerton
미국의 소설가. 소설은 물론 시나리오, 에세이, 기사 등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하고 즐긴다. 단편소설 「그것과는 다르다 IT’S DIFFERENT」, 「내가 생각하는 좋은 것들 MY IDEA OF A NICE THING」 등의 소설을 발표하고 지금까지 19권의 책을 썼으며, 푸시카트상, 오 헨리상, 에드거 앨런 포상 등 유수의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털리도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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