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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의 기술: 과장, 조롱, 반전

by 도서출판 다른
코미디는 어렵다. 대부분의 작가가 동의한다. 심각한 이야기는 실패하더라도 기억에 남는 인물이나 흥미로운 반전 등 남는 게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는 실패하면 건질 게 없다.


유머소설이나 익살소설 쓰기에 대해서는 이야기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독창적인 작가 E. B. 화이트는 이렇게 썼다. “유머를 분석하는 것은 개구리를 해부하는 것과 같다. 과학도 외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지만 개구리는 그 때문에 죽게 되니까.”

그럼에도 용감하게 시도를 해보겠다고 나선 작가들이 정리한, 재미있는 인물을 창조하기 위한 몇 가지 지침이 있다.



웃기는 건 사람마다 다르다
유머의 형태가 다양한 것처럼 재미있는 인물도 마찬가지로 다양하다. 이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는 기본적으로 진지하지만 유머 감각이 있는 인물이 존재한다.
유머는 가벼운 우스개부터 신랄한 풍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유머의 유형이 아무리 다양해도 재미있는 인물을 만드는 방법은 늘 같다. 과장, 조롱, 그리고 반전이라는 기술이 필요하다. 재미있는 인물은 이 중 하나, 또는 둘, 아니면 셋 다를 쓴다.


○ 개연성보다 중요한 과장
과장된 인물은 현실성이 없다. 과장된 인물을 창조할 때는 앞서 다룬 모든 방법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극도로 과장된 인물은 실제 사람이라기보다 인간의 특정한 기질을 크게 강조한 것으로 여겨진다.


○ 작가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조롱
조롱은 과장과 더불어 자주 사용되는 희극의 기술이다. 조롱은 대상을 놀리기 위해 인물을 과장하고, 나아가 현실 세계에서 그들이 대변하는 가치를 비웃는 것이다. 조롱은 수위가 약한 우스개부터 신랄한 풍자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넓다. 조롱의 수위는 곧 작가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지표다.


○ 깜짝 놀라 웃게 만드는 반전
어떤 유머는 독자들의 보편적인 기대를 뒤집기도 한다. 농담에 자주 쓰이는 기술 중에 ‘급소를 찌르는 말’이 있다. 우리가 기대한 결론이 아니라 뜻밖의 결론이 튀어나오면서 ‘한 방’ 맞는 것이다.
소설에서 반전은 대부분의 독자가 세상에 대해 공통된 신념을 갖고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래야 인물들이 그 신념을 뒤집을 때 웃음이 나올 수 있다(순진무구하다고 여긴 어린아이가 살인자로 밝혀질 때처럼 충격적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건 여기서 다룰 주제는 아니다). 이 경우 인물 때문에 웃음이 나올 수도 있지만 우리조차 알지 못했던 우리의 신념 때문에 웃음이 나올 수 있다.



재미있는 인물을 창조하는 기본적인 기술들(과장, 조롱, 반전)은 개연성이 어느 정도 필요한가에 따라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결국 플롯 전개가 목적이어야 한다.

유머는 설명해서는 안 되고, 설명할 수도 없다. 유머는 궁극적으로 작품의 분위기 문제로 귀결되고, 분위기는 작가가 인물을 어떻게 보는가에 달려 있다.




소설쓰기의 모든 것》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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