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와 형식을 갖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기 위한 유용한 방법 가운데 한 가지를 여기에 소개한다.
길게 이어지는 문장을 써 보자
‘길다’의 기준은 한 번에 원고지 한 매가 넘어갈 정도로 긴 문장이다. 주저 말고 쓰자. 규칙은 오직 하나다. ‘자체편집을 하지 않는다.’
윌리엄 사로얀은 이어지는 문장으로 가득한 『부고 Obituaries』를 썼는데, 이 책은 대부분이 삶과 죽음을 숙고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나는 살아 있는 것이 좋지만, 전혀 좋지 않거나 지금과 같은 삶이라서 싫거나 오클랜드 고아원 시절처럼 싫다고 생각되던 옛 시절이 있었으며, 물론 가끔은 살아 있음에 특별한 기쁨을 느끼지 못하지만 동시에 특별한 불만도 느끼지 못하는데, 그건 분명 나 자신 때문이 아니라 내가 가진 모든 것 때문이며, 내가 시간과 세상과 인류를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특별한 잘못을 찾을 이유는 전혀 없으며……
규칙적으로 이런 연습을 하면 ‘겸손하게 절제한 시’가 반짝거리며 불쑥 나타날 것이고, 작업 중인 원고에 실제로 쓸 수 있는 구문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찾는 건 나중 일이다. 처음에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내보내야 한다.
내 작가 일지에도 다음과 같이 계속 이어지는 묘사가 있다. 내면의 편집자가 가로막지 못하게 하고 그저 쓰기만 했다.
그는 머리에 도요타 크기만 한 거품 덩어리 모자를 썼는데, 피처럼 붉은데다 술 취해 저녁 식탁에 앉은 사람처럼 비틀거렸고, 그가 폭풍 속의 낡은 플루트처럼 휘파람을 불며 걷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볼 때면 장난감 상자에서 튀어나온 용수철 인형처럼 머리가 흔들리며 두 눈은 물총처럼 좌절의 눈물로 촉촉이 젖어……
아마 이런 이미지 중 무엇도 실제로 소설에 쓰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글을 쓰는 행위는 그 자체로 자신만의 문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뜨겁게 쓰고, 차갑게 고치자
모든 문장을 완벽하게 쓰고 난 후에야 다음으로 넘어가려고 해선 안 된다. 이야기에 깃든 감정과 열정에 몸을 맡겨라. 나중에는 차가운 머리로 고쳐 쓰자. 전날 무엇을 썼는지 살펴보고 그것을 편집한 다음 오늘의 목표량을 쓰면 된다. 초고를 뜨겁게 쓴 다음, 원고 전체를 차갑게 고쳐 쓰면 된다.
창작을 할 때는 활활 불을 지펴라.
교정을 할 때는 그 불꽃을 제어하라.
《소설쓰기의 모든 것》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