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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다른 Mar 21. 2019

나도 그림책을 쓸 수 있을까 3

그림책 쓰기의 모든 것

지금까지 그림책 속 이야기를 듣는 어린이 독자에 대해 알아보았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은 너무 어려서 그림책을 읽지 못하고 그림책을 살 돈도 없다. 그러니 우리는 여기서 또 다른 독자층에 대해서도 반드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어른 독자
  그림책을 보는 어른 독자는 대개 부모, 조부모, 교사, 도서관 사서로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존재다. 이 또 다른 독자층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림책 장르의 독특한 특성이며, 글쓰기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 어린애 같은 말투를 꼭 쓰지 않아도 된다
  어른 독자의 마음에도 들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단순하고 어린애 같은 말투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조그맣다’나 ‘포동포동’ 등은 흔하고 진부한 표현이며 오히려 그림책의 수준을 떨어뜨린다.
  각 연령층의 권장 단어 목록에 얽매이지 말자. 그림책 작가는 아이들에게 우리말의 즐거움을 소개하는 역할도 한다. 이야기 맥락 속에서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난다면, 그리고 소리 내어 발음하기에 곤란하지만 않다면 아이들이 잘 쓰지 않는 어려운 단어를 얼마든지 써도 된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차별’ 같은 단어도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서는 써도 된다.

  “제시의 할아버지는 자라면서 차별을 많이 당했다. 할아버지는 마을 수영장에서 수영할 수 없었다. 버스에서는 늘 뒷자리에 앉아야 했다. 그리고 식당에서 쫓겨날 때도 있었다. (……) 단지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면 아이는 어려운 단어의 뜻을 이해할 수 있고 어휘력 또한 키울 수 있다.


  ○ 큰 소리로 읽기 좋은 글을 쓰자
  그림책을 읽어주는 어른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자. 개중에는 타고난 연기자도 있겠지만 대개는 배우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다. 그림책 작가는  연기 수업을 전혀 받아본 적이 없는 어른도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사람처럼 보이게끔 글을 써야 한다. 어떻게 하면 될까?
  발음하기 어려운 단어는 일단 피해야 할 뿐 아니라 지금 이 문장처럼 글을 기다랗게 늘여서 불쌍한 어른 독자가 갑작스레 긴 문장을 읽어 내려가면서 숨을 들이마실 자리를 찾지 못해 문장이 드디어 끝났음을 알리는 마침표가 나타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게 만들어서는 절대안 된다.
  대화는 어른 독자에게 아주 반가운 요소다. 서술로 묘사하는 글보다는 인물들이 하는 말에 생동감을 불어넣기가 더 쉽다. ‘쿵’, ‘쾅’, ‘드르륵’ 같은 의성어는 언제나 재미있고 어린이 독자도 함께 따라 말하길 좋아한다. 하지만 어른 독자에게 정말 도움을 주고 싶다면 시를 배워서 시에 쓰이는 기법을 이용하는 게 좋다.


  “그건 어렵잖아요!”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시는 딱 질색이에요. 시를 쓰느니 차라리 그림책을 안 쓰고 말겠어요.” 자, 숨을 크게 들이쉬고 눈을 감은 다음 자기 자신에게 말해보자. “시는 내 친구다.”

  시간과 노력을 기꺼이 들일 열정과 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그림책 쓰기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이 기술에는 시 쓰기도 포함된다.
  

  ○ 아이들은 어른에게 그림책을 자꾸 읽어달라고 조른다
  아이들은 읽은 책을 또 읽어달라고 한다. 그러니 어른 독자를 불쌍히 여기자. 그림책 분량이 적은 건 아이만이 아니라 어른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내 아이들은 좋아하는 책을 두 번, 세 번, 네 번도 다시 읽어달라고 조르곤 했다. 그 책들이 짧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맙던지! 한자리에서 두툼한 책을 읽고 또 읽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나는 싫다!
  더구나 그림책은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 어른은 그림책이 제값을 하길 바란다. 어른 독자와 어린이 독자 모두가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 모두가 공감하고 언제라도 다시 읽고 싶은 이야기여야 한다.
  이 책의 각 장을 마무리할 때마다 과제로 새로운 그림책 한 권을 읽자.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림책 스무 권을 읽은 후가 될 것이다. 그림 책을 많이 읽을수록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고 그림책 작가라는 꿈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다.




♧ 아이와 어른 모두를 매혹하는 이야기
그림책 쓰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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