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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다른 Apr 15. 2019

나 자신을 믿는다는 것

시나리오 쓰기의 모든 것

《시나리오 쓰기의 모든 것: 콘셉트·인물·대사와 액션》의 기획의도는 신인 작가와 기성 작가 모두가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무려 95명의 작가들이 공개한 다양한 작법과 각각의 ‘실전 연습’ 지침은 영화, 드라마를 쓰고자 하는 누구에게나 유용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야기 구조는 공식이 아니다. 물론 그렇게 가르치는 일이 빈번하다. 내가 진행하는 워크숍에서는 구조를 ‘주인공의 변신을 탐색하기 위한 불변의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한다. 이 말은 즉 모든 주인공은 여정에 나서고 그 과정을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다.

  글쓰기는 우리가 삶에서 미처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무언가를 전개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와 관련되어 있다. 우리는 이러한 미해결 질문들을 탐구하게 만드는 생각과 이미지에 자연스레 끌린다. 그리고 이 전제에 따라 우리는 ‘우리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걸 자각하기 시작한다.

  때때로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멀찍이 떨어져서 이야기에 접근한다. 다음은 내가 글쓰기 워크숍에서 학생들에게 내주는 첫 번째 실전 연습이다. 이는 진짜 이야기를 위해서 이야기에 대한 ‘생각’을 떨쳐내는 강력한 방법이다. ‘두려움’, 우리가 진지하게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몰아내야 하는 이 괴물은 사실 길잡이다. 그냥 이 거칠고 나약한 부분으로부터 글쓰기를 시작하면 어떨까?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의 ‘본질’을 탐구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떠오르는 대로 쓰면 어떨까?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그러니, 시작해볼까.



시나리오 쓰기 실전 연습


  시나리오를 쓰려고 할 때 밀려드는 두려움에 대해 2분 동안 모조리 적는다. 종이 한 장에 사소한 것부터 금기시되는 것까지 망라한다. 가족이 당신에 대해 알게 될까 봐, 당신이 기괴하고 삐뚤어진 존재라는 게 ‘발각될까 봐’ 두려운가? 아니면 당신이 실패하고, 무의미한 탐색에 인생을 허비하며, 결국에는 진짜 작가가 되지 못할까 봐 두려운가? 또는 혹여나 성공해서 책임져야 할 것이 늘고, 더 나은 인간 그리고 고귀한 인간이 되어야만 할까 봐 두려운가? 사실 두려운 것은 오직 하나뿐이며, 바로 배우는 동안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인가? 그리고 또……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겠지’, ‘내 인간관계는 끝장나겠지’, ‘상업성이 있을까’ 등등.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 빠짐없이 모두 적어라.

  알아들었나? 훌륭하다!

  그런데 이런 실전 연습을 왜 하는 것일까? 첫 번째 이유는 명백하다. 두려움의 정체를 파악해서 그 두려움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니다. ‘글쓰기는 발전하고 싶은 욕구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작가가 이야기를 쓸 때 느끼는 두려움은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두려움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생각에 대해 처음에는 반감이 들 수 있다. 당신은 자신의 두려움을 파악하고 있으며 주인공이 느끼는 두려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더 깊이 탐구하라. 자리에 앉아 한동안 그와 대면해 당신이 보지 못하는 연결고리가 무엇인지 생각하라.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이 같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이 주인공이 느끼는 두려움과 같은 종류라는 것이다. 예컨대 이러하다.


  1. “이 시나리오를 쓰는 게 시간 낭비고, 결국 아무와도 계약하지 못할까 봐 두렵다.”

  • 자문할 것: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 스스로 끔찍한 실수를 저지를지도 모른다고 믿는 부분이 있나? 주인공이 실수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거나 나아가 자신을 믿게 할 수 있을까?


  2. “사람들이 나의 가장 어두운 비밀을 알게 될까 봐 두렵다.”

  • 자문할 것: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 스스로 다르다는 이유로 내쳐질 거라고 믿는 부분이 있나? 남들에게 외면받을지도 모를 주인공의 비밀은 무엇인가?


  3. “진짜 작가가 못 될까 봐 두렵다.”

  • 자문할 것: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실패할까 봐 두려워하는 부분이 있나? 주인공이 실현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꿈은 무엇인가?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이 아무리 절박하더라도 흔한 두려움 중 하나일 뿐이다. 누구나 두려움을 느낀다. 이야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떨쳐내고 초점을 인물들의 전반적인 상황으로 옮길 때, 우리가 ‘파악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우리 자신은 사실 시나리오를 위한 통로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지점에서 이야기의 진정한 구조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앨런 와트 Alan Watt
각본가, 극작가,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소설 《다이아몬드 독스 Diamond Dogs》를 썼으며, 시나리오로도 각색했다. LA작가연구소의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며, 글쓰기 워크숍인 ‘90일간의 시나리오 쓰기’, ‘90일간의 소설 쓰기’를 진행하고 있다.




할리우드 인기 작가  95명이 공개한

다양한 작법과 각각의 실전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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