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해할 사람, 언젠가 만날 그날
나는 안다.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는 건,
나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내 세계 전체와 연애하는 거라는 걸.
삼남매의 시끌벅적한 웃음과 울음,
주말마다 꽉 찬 일정,
저녁시간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
그리고 가끔은 집 안에서만 보내는
아주 평범하지만 복잡한 하루까지.
그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세계는 쉽게 흔들린다.
솔직히,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겉모습만 보고 ‘애 셋’이라는 사실을 듣고
지레 겁을 먹는 사람도 있었고,
저녁시간에 연락이 안 된다며
서운해하다가 멀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건 나의 중심이 흔들렸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세계의 크기가
거기까지였기 때문이라는 걸.
언젠가,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주말이면 나의 부재를 이해하고,
저녁시간 연락이 늦어도 기다려줄 사람.
아이들이 대화에 끼어들어도 웃어주는 사람.
그리고 나의 하루, 나의 가족,
나의 모든 시끌벅적함까지
함께 사랑해줄 사람.
아직 그 사람은 오지 않았지만,
나는 준비하고 있다.
내 세계가 단단히 뿌리내리도록,
내 일상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그 사람이 들어와
함께할 자리가 생겼을 때,
기꺼이 열어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그날의 그림자
어쩌면 그는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이미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람이 잦아든 날,
아이들이 잠든 밤,
나는 문득 창가에 서서 그 길을 바라본다.
나를 선택한다는 건, 셋을 더 사랑하겠다는 의미다.
그게 두려움이 아니라, 설렘이고 기대이며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는 누군가가
이미 우리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고 있음을 나는 안다.
아니, 우리는 직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