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서둘렀다.
고요한 아침의 정적을 깨고 차 문을 닫았다.
시동을 걸기 전에 네비게이션을 켰다.
입력 창에 ‘○○ 고등학교’라고 쳤다. 몇 개의 목록이 나온다.
어젯밤에 분명히 확인했지만, 학교 주소를 또 확인하려고 강의 안내 카카오톡 방을 열어 보았다.
혹시라도 실수하면 나를 만나기로 한 학생들은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잠시 들릴 장소, 또는 여행지의 목적지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여러 번 찾아본다.
그러나 우리는 삶의 목적지는 확인하지 않은 채 무조건 여정을 떠난다.
나는 누구인지, 나는 무얼 위해 살아야 하는지 깊은 고민을 하지 않는다.
앞에 펼쳐진 책을 넘기듯이, 그럭저럭 살아간다.
남들이 그렇게 살아가니 너도 그런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말을 십계명처럼 듣고 따랐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진로 강사라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하는 진로 수업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검사와 검사지 배포, 설문에 대한 빈칸 채우기가 전부이다.
학교 수업은 예전에 내가 받았던 방법과 다르지 않다.
물론 내가 학교에서 일회성 강의를 한다고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나도 우리 아이의 진로를 잘 그릴 수 있게 코치해 주지 못했다.
그러나 최소한 생각 없이 내몰리는 아이들의 마음에 씨앗이라도 싶어주고 싶었다.
진학과 직업이 아닌 진짜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다.
내가 생각한 대로 나의 목적을 이루었나?
답은 아닐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을 하고 싶은 아이들을 만날 때도 있다.
부모님과 생각이 너무 다른 아이에게 너의 로드맵을 작성해서 부모님께 보여 드리고 설득하라는 나의 말에 신이 나서 열심히 질문하며 계획을 작성하는 아이를 만날 때도 있었다.
어떤 때는 전혀 생각도 의욕도 없는 학생, 하고 싶은 일을 말했을 때 비난하는 친구들로 의기소침해 있는 친구를 만났다.
네가 원하는 것을 직접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방향성을 제시했을 때 아이의 눈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자신은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진로는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진로와 진학, 직업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학이나 직업을 알려주는 일이 더 쉽기 때문일 것이다.
그 덕분에 어른이 된 나도 아직도 갈팡질팡 헤매고 있다.
이제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와는 다른 진짜 내 인생의 진로를 찾아가야 할 때이다.
누군가가 알려주는 길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나의 길을 찾아야 한다.
나의 목적지를 찾기 위해 지금 나의 위치부터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는 작가님의 말씀,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진로를 찾는 법을 배우지 못한 우리 세대들도, 학생들도 늘 가슴에 품어야 하는 질문, ‘나는 누구일까?’
이 답을 찾을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신의 진로를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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